교권 침해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달부터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가 시행됐지만 교사 10명 중 7명 이상은 현장의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달 19∼22일 유·초·중·고 현직 교사 4천16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사 72.3%가 교육부의 학생생활지도 고시안 발표 이후 학교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고 4일 밝혔다.
교육부는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고시안을 발표하고 행정 예고 기간을 거쳐 지난달 1일 고시가 공포·시행됐다. 고시에는 교원들이 수업 방해 학생을 다른 장소로 분리할 수 있게 하고, 합리적 이유가 있을 경우 필요한 범위 내에서 학생의 소지 물품도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유치원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도 지난달 1일부터 적용됐다.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 따르면 대부분의 교사는 고시안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 58.7%는 학생 분리 조치가 실효성이 없다고 답했고, 민원 대응팀에 대해서도 63.7%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학생 분리 조치 시행 과정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는 '지원 인력이 없다'(64.9%)는 것이 꼽혔다. 또한 교사들은 분리 조치를 했을 때 학부모들의 인식이 우려되며(50.2%), 정부와 교육부의 지원 대책도 부재(47.2%)하다고 말했다.
민원 대응팀에 대해서는 아예 학교가 논의조차 하지 못한 곳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절반 이상의 교사(51.3%)는 학교에서 이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18.8%는 관리자와 관련 부서 외에는 민원 대응팀에 관심이 없고, 14.5%는 관리자가 소극적이라고 답했다.
전교조는 "교육부의 고시는 학교가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명분과 근거를 제시했지만 별개로 구체적 실행을 위한 추가 인력과 예산, 공간이 지원되지 않으면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며 "정부와 교육부, 국회는 대책 수립을 위해 적극 나서달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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