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더 빛나는 워라밸…달라지는 농촌 일상
갈수록 높아지는 취업 장벽과 고물가 시대. 가혹한 현실에 처한 청년들은 연애와 결혼, 그리고 출산을 포기하는 세대로 전락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구직도 취업도 하지 않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주요활동으로 '쉬었음'을 응답한 수는 2015년 30만7천명에서 2022년 39만명, 올해는 상반기에만 42만5천명으로 집계됐다.
일자리의 질도 갈수록 저하되면서 적잖은 청년들이 구직 자체를 포기하는 암울한 현실을 보여준다.
한편에서는 본인만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끊임없는 도전장을 내밀며 신시장을 개척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는데, 특히 K-푸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청년 세대들의 귀농귀촌이 인구가 늘면서 관련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경제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위기는 없다"…청년농부, 발상 전환으로 블루오션 개척
2023년은 FTA 20주년으로 2003년 2월 칠레와의 FTA서명 이후 지금까지 58개국과 FTA를 체결했다. 그때마다 일부에서는 '농업 붕괴'라는 우려를 제기했지만 대한민국의 농업은 더 발전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삼아 메가FTA시대에 대응하는 전략을 찾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데, 그 선봉에는 청년 농부들이 있다.
전남 곡성에서 “소 밥 주는 언니”로 유명한 김보라 대표. 김대표는 도시에서 피부관리사를 하다가 자녀 세명을 낳고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을 찾아 곡성에 왔다.
소가 눈에 들어왔다. 가지고 있는 전 재산을 털어서 4마리의 소와 축사를 쌌다. 하지만 2년 만에 60마리로 늘렸다. 종축개량에 힘을 쓰고 다른 농장을 투어하면서 새롭게 교육을 받으면서 농장을 빠르게 키워나갔다.
김대표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여성 농부의 장점을 살려서 “소 밥 주는 언니”라는 브랜드로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정부의 청년창업농정착사업의 도움을 받으면서 농지은행으로부터 논도 임대를 받아서 논농사도 병행하고 있다.
청년 세대에게 FTA시대 및 농수축산 분야 시장개방에 따른 긍정적 효과와 '기회' 측면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 워라밸 즐기는 청년농부…"농촌이 달라지고 있다"
겨우내 감귤이 열렸던 나무에 올해를 위한 작업이 한창인 제주도 서귀포시의 현왕귤집 과수원.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던 시기에 역학 조사관으로 제주도에서 2년을 보내고 제주도에 여행을 왔다가 결국 귤농사 선택한 전 한의사 이현왕 대표의 과수원이다.
호기심에 시작한 감귤 농사가 어느덧 2년차 지났다. 첫해 5킬로그램 천 상자를 판매한 이후 사업을 확장해 후배들을 불러들였고 이제는 작년의 10배인 만 2천평의 감귤 농사를 짓고 있다.
새벽 6시 기상해 감귤 밭으로 달려가 잡목과 잡초, 넝쿨 정리로 하루를 시작하는 여느 농부의 삶처럼 보이지만 다른 점은 일과가 끝난 후 즐기는 이른바 워라밸이다.
수영과 서핑을 타는 모습은 휴양지를 찾은 영락없는 대도시의 청년이다.
최근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경향과 4도3촌, 4일은 도시에서 3일은 농촌에서 생활이 확산되고 있다.
반농반X, 즉 자급자족하는 일과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는 문화의 확산속에서 농업에 새롭게 유입되는 인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농촌에 전혀 연고가 없이 도시에서 생활하다 청년 농업인으로 탈바꿈한 이현왕 대표 같은 경우다.
◆ 청년 농업인 증가 이유는 "이것 때문"…민관 정책 지원 '효과'
귀농귀촌 인구는 지난 2016년 49만6천여명에서 2021년까지 매년 증가세를 유지하며 51만명을 넘어섰다.
청년농부의 경우 지난 5년간 청년창업농을 모집 현황을 보면 시행 초기에는 2.8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여전히 2대1의 경쟁률을 유지하고 있다.
20~30세대가 농촌을 찾는 이유로는 1위가 직업이고 2, 3위는 각각 가족, 주택 순으로 나타났다.
농업사관학교인 한국농수산대학교의 입학경쟁율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데, 관련 상급 학교로의 진학과 창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일관된 정책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청년창업농을 대상으로 지원을 이어가고 있는데, 2023년 올해의 경우는 상반기 1300억원을 포함해 연간 2천억원 규모의 농식품 펀드를 신규로 조성했다.
청년농부를 지원하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얼마 전 귀농귀촌종합센터에서 열린 농심과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의 '2023년 청년수미 프로그램 MOU 체결식'. 올해로 3년째를 맞은 청년수미는 농심이 귀농 청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민관 협력의 지원 프로그램이다.
농심은 청년수미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10명의 청년 농부를 선정하고, 멘토·멘티 활동을 통해 감자 농사 전 과정에 걸쳐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농가와 기업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특히 청년 농부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1차산업인 농수축산업에만 전념하는 시대는 끝났다. 청년농부들은 MZ세대 특유의 기발함과 아이디어를 바탕을 6차산업의 문을 개척하고 있다.
청년들의 농식품들이 세계로 뻗어나가서 FTA를 통해 그 나라의 다른 농식품들과 경쟁하는 메가FTA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제작지원 : 2023년 FTA분야 교육홍보사업"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parkjs@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