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고용지표 하락과 국채금리 급등세 진정으로 하루 만에 상승 전환했다.
배럴당 90달러선을 지키며 고공행진하던 국제유가도 이날 5% 넘게 급락하는 등 시장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현지시간 4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1% 오른 4,263.75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35% 반등하며 1만 3,236.01로 올라섰고, 다우지수는 0.3% 오른 3만 3,129.55를 기록했다.
미 증시 하락의 불씨가 된 장기채 금리는 이날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지시간 오후 4시 기준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6.9bp 내린 4.733%, 전날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30년물 국채금리도 6.9bp 하락해 4.868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변동을 가장 직접 크게 반영하는 미 2년물 국채금리도 9.4bp 하락하며 5.054%로 장중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시장은 ADP가 집계한 민간 고용 데이터가 예상을 크게 하회하고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누그러진 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간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을 바란다"면서 "현재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라파엘 총재는 "금리를 서둘러 인상하거나 서둘러 인하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연준의 대응 수위는 한계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민강고용 지표는 예상 하회…주말 정부 집계 지켜봐야
ADP 집계 미국 고용은 전월 8만 9천건으로 시장 예상치인 15만여건과 직전 집계치인 18만건을 크게 하회했다.
넬라 리처드슨 ADP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들어 일자리 감소가 가파르게 진행됐고, 임금 수준도 12개월 연속 둔화했다"며 고용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ADP는 미 정부 부문 일자리를 제외한 데이터로 통상 시장에서 신뢰도가 낮은 데이터로 여겨진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해 "고용지표 부진이 채권시장 매도세 진정에 도움을 줬다"면서도 "정확한 예측데이터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날 공개된 미국 서비스업 지표는 확장 기조를 이어갔다.
ISM 집계 기준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는 53.6으로 전월 54.5보다 0.9포인트 낮았지만 기준이 50선을 상회했다.
지난 2일 공개된 9월 제조업 PMI가 49.0으로 3개월 확장을 이어가는 등 전 산업부문의 미국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채권금리의 가파른 급등은 미국 소비자들의 주택 구매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 모기지협회가 공개한 주간 단위 모기지 신청건수는 한 주 만에 6% 감소해 직전주 -1.3%보다 낙폭을 키웠다.
30년물 고정 모기지금리는 7.53%로 2천년 이후 최고치를 지속했다.
이날 상품 시장에서 원유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EIA가 집계한 주간 원유재고는 직전주 대비 222만 배럴 감소한 4억 1,406만 배럴로 예상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정제설비 투입되는 원유 가동 시설도 87.3%로 직전 89.5%보다 줄어드는 등 원유 생산 감소와 관련 기업들의 실적 하락 우려를 키웠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여겨져온 금은 이날도 달러 강세에 밀려 하락세를 이어갔다.
금 가격은 온스당 0.28% 내린 1,836.30달러, 산업재로 수요가 많았던 은 가격도 0.99% 하락한 21.165달러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 군드라흐 "금리 6% 간다"…톰리 "공포일 때 투자"
시장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월가 투자자들의 발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채권왕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 캐피탈 창업자는 "연방 기금금리가 앞으로 6%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면서 "지금은 만기 1년 이내 단기 국채를 매수하고 한숨 돌릴 때"라고 주장했다.
반면 낙관론자인 톰리 펀드스트랫 창업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공포일 때야말로 진정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면서 "S&P 평균 수익률은 이러한 하락기를 거쳐 연간 10%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톰리 창업자는 "S&P에 지금 투자해 10년간 2배의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국채를 보유하고 그 절반의 수익을 낼 수도 있다"며 시장의 강세가 연말게 격렬하게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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