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을 받은 이란의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반정부 인사인 나르게스 모하마디(51)는 세계 주요 매체와 인터뷰 및 서한에서 민주주의와 이란 여성의 자유를 향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란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 수감중인 모하마디는 6일(현지시간) 재공개된 뉴욕타임스(NYT)와 지난 4월 전화 인터뷰에서 "매일 교도소 창가에 앉아 풀잎을 바라보며 자유로운 이란을 꿈꾼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나를 더 벌할수록, 내게서 더 많은 것을 빼앗아 갈수록 나의 투쟁 의지는 한층 강고해진다"며 "나는 우리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성취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인터뷰는 이란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한 채 이뤄졌다.
모하마디는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76)가 이끄는 인권 수호자 센터의 부회장을 맡으면서 사형제 폐지를 비롯한 민주주의·인권 운동에 나섰다가 13차례 체포됐고 5차례 유죄 판결을 받아 현재도 수감 중이다.
그는 앞선 NYT와 서면 인터뷰에서는 "감옥에 있는 많은 활동가들과 같이 운동을 지원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며 "이란 국민은 이슬람 신정 체제에서 벗어나고 있다. 전환은 길고 힘든 과정이 되겠지만, 이는 분명히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옥 생활이 오래 이어질수록, 감금 상태에서 삶에 의미를 부여해야 하고 살아있음을 사랑해야 한다"며 "비록 감옥의 벽이 높고 내 눈을 가릴지라도 나는 수평선과 미래를 향해 시야를 고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지난 6월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보낸 옥중 편지에서 그는 "우리 사회를 침묵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학대자(정권)보다 우리가 더 강하다는 걸 세상에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모하마디는 "강철의 벽이나 억압의 벽에 갇혀 있지만 그런 역경에도 무지와 착취, 빈곤, 고립의 벽을 허물고자 열망하는 인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펜을 든 이유를 설명했다.
모하마디는 "이슬람 공화국 정부는 생명권, 사상의 자유, 표현과 신념의 자유, 심지어 사랑할 권리 같은 기본권을 부정하고 있다"며 "이란 사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개인이 살고자 하는 희망 때문에 죄인이 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정권의 반대자가 되었다"며 "저는 감옥과 고립, 고문의 벽에 둘러싸인 수천 명의 시위자 및 정권 반대자들과 함께 억압적인 정책에 항의하고 싸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모든 장벽에 가로막혔지만, 우리는 그 벽보다 더 강하고 견고하다"며 "우리를 둘러싼 장벽이 정체와 침묵, 죽음이라면 우리는 움직임과 메아리, 생명력이며, 거기에 승리의 약속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 내 반복되는 시위는 민주주의와 자유, 평등을 향한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투쟁에서 전 세계의 자유 언론, 시민 사회와 인권 단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자신들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널리 전파해주길 간곡히 호소했다.
모하마디는 지난 7월 CNN에 보낸 서한에서는 "나의 저항은 인권과 여성주의에 대한 우려에 기반하지만, 이는 한층 깊고 심오한 함의를 내포한다"고 적었다.
그는 특히 히잡 의무화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이는 여성에 대한 지배, 예속, 통제의 이미지를 보여준다"며 "이란 여성들의 투쟁의 정당성은 그들이 당한 억압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자유, 평등, 인권을 향한 그들의 용기있는 저항에 기초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미래는 여성들이 만들어갈 것이며, 여성의 권리는 그들이 결정할 것"이라며 '우리 여성들은 두려움과 공포, 폭풍은 결코 산을 흔들고 떨게 할 수 없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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