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백악관에 유가가 높다면 내년 초 원유 생산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양국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다만 사우디 측은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과 관련한 조치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소식통들도 이번 논의가 유가를 낮추기 위한 장기적 합의는 아니라고 말했다.
미국에 각을 세워온 사우디의 태세 전환에는 정치적 계산이 따로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는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그 대가로 미국과 방위 협정을 맺는 합의를 추진하는 데 미국 의회의 호감을 사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공을 들이는 핵심 외교정책 중 하나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의 대가로 미국에 상호방위협정 체결과 원전 건설을 위한 우라늄 농축 허용 등 지원을 미국에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상호방위조약 체결이 미 의회의 문턱을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2018년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의혹 등 인권 문제로 인해 미국 의회에서는 아직도 사우디를 신뢰할 만한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 내 인플레이션을 잡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효과를 키우려고 사우디에 원유 증산을 요청했다. 그러나 사우디는 미국의 되풀이된 요청과 압박을 묵살했으며 이 과정에서 오랜 세월 석유와 안보를 맞바꿔온 양국 간 긴장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오는 9일 발표할 보고서에서 중장기 석유 수요 전망치를 올린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한 소식통은 "수요는 여전히 올라가고 있다"면서 상향 조정 폭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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