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화 된 홍콩…"푸퉁화 배워 오세요"

입력 2023-10-09 13:15  



급속도로 중국화 하는 홍콩 취업 시장에서 중국 표준어인 푸퉁화(만다린) 능동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국제 금융 허브'로서 영어가 광둥화(캔토니즈)와 함께 공용어인 홍콩에서 주요 직업군에는 영어 능통자들이 포진해 있지만, 이제는 중국어 능력도 필수로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홍콩에 오는 해외 인재들은 중국 표준어 푸퉁화(만다린)를 익히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직업 컨설팅 회사들을 인용해 전했다.

채용업체 랜드스태드의 레슬리 탕은 SCMP에 최근 고용 시장에서 중국어 구사자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에서 영어가 널리 통용되지만 외국인들은 장기적으로 성장 기회와 사회 통합을 지연시킬 수 있는 소통의 장벽을 없애기 위해 중국어를 제2 또는 제3 언어로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 컨설팅, 핀테크 같은 분야에서는 능숙한 영어 구사력이 요구되지만 많은 신생 기업들이 웨강아오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로 확장하려는 상황에서 직원들은 중국어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웨강아오 대만구는 중국 광둥성 9개 주요 도시와 홍콩과 마카오를 연결하는 거대 경제권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중국 경제 둔화 속에 중국 본토인들의 홍콩 취업이 급증한 것도 홍콩에서 푸퉁화 커뮤니티를 확대하고 있다.

채용업체 배론스&코의 제리 창 이사는 "5년 전만 해도 중국 본토에서 홍콩이나 다른 지역에 취업할 사람을 채용하려고 하면 그들은 모두 거절했다"며 "그러나 오늘날 중국의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중국 본토인들은 홍콩에서 일하는 것에 더 열려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토인들의 생각의 변화와 홍콩 정부의 5가지 다양한 인재 채용 비자 프로그램으로 본토인의 홍콩 취업이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홍콩 당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홍콩 인재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 비자를 얻은 중국 본토인은 약 4만7천명으로, 이미 2018년 한해 2만3천여명의 두배가 됐다.

채용 플랫폼 딜의 캐런 응 대표는 홍콩의 금융, 기술, 과학 분야 인력 수요가 내년에도 클 것이라고 봤다.

지난달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30여곳의 외국·중국 기업이 홍콩에 300억홍콩달러(약 5조원) 규모 투자를 약속했으며, 그중 80%가 중국 본토 기업이라고 밝혔다.

3년간의 혹독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많은 서방 기업과 서방 전문 인력이 홍콩을 빠져나간 가운데 중국 본토 기업과 본토인들이 홍콩에 밀려들면서 푸퉁화가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홍콩인을 포함한 모든 직원이 푸퉁화로 대화하는 회사도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2019년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이후 홍콩에 대한 고삐를 조이면서 현지에서 푸퉁화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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