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과 이번 공격의 배후로 지목된 이란이 유가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8일(현지시간) 포춘에 따르면 III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카림 바스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이번 분쟁은 유가 상승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과 성장 전망 모두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피에르 안두랑 헤지펀드 매니저는 이날 X(전 트위터)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이 유가에 영향을 미칠지를 물었다”며 “향후 며칠 동안 석유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큰 가격 급등을 예상하지 않지만, 글로벌 석유 재고가 낮고 사우디와 러시아의 생산 감축이 향후 몇 개월 동안 더 많은 재고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의 에너지 트레이더로 꼽히는 그는 “시장은 결국 사우디의 공급을 더 많이 요구해야 할 것이며, 이로 인해 브렌트유는 110달러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렌트유는 현재 약 88달러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3% 이상 급등했다. 지난 9월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단기 에너지 전망 발표에서 “연말까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이 연장됨에 따라 4분기에 배럴당 평균 93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재고가 쌓이면서 내년부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물론 이번 주말 분쟁이 발발하기 전의 전망으로, EIA의 다음 전망은 이번 주에 예정되어 있다.
또한 이란이 이번 전쟁의 최대 변수로 지목됐다. 이스라엘의 앙숙인 이란은 하마스의 열렬한 지원처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하마스 공격을 직접 지원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보복할 수 있고,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까지 나온다.
안두랑은 “약한 제재로 인해 지난 6개월 동안 이란의 공급이 매우 크게 증가했다”고 짚었다. 그는 “이를 고려할 때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의 석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보다 엄격하게 시행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것이 석유 시장을 더욱 긴축시킬 것”이라고 보았다.
RBC캐피털마켓의 수석 원자재 전략가이자 전 CIA 애널리스트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블룸버그에 “이란은 여전히 매우 큰 와일드카드로 남아 있다”며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오랜 그림자 전쟁을 확대할 것이며 이란이 그러한 격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1년 이란에 제재가 가해졌을 때 이란은 세계 수성 석유의 약 3분의 1을 처리하는 좁은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다. 당시 미국이 이란 수로의 혼란 징후를 예의주시하며 이란은 위협에서 한발 물러났다. 이러한 시나리오 가능성이 아무리 극단적이라 할지라도 이는 트레이더들이 직면한 불확실성을 암시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유명 투자자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소셜캐피털 CEO는 이날 “두 차례의 뜨거운 전쟁(이스라엘-하마스, 러시아-우크라이나)과 1980년대 중반과 같은 수준의 전략비축유(SPR)에 OPEC이 150만 배럴 생산량을 감축한 상황에서 유가가 다시 급등하지 않을 수 있겠냐”며 유가 급등을 예측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분명히 공포 거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향후 24시간에서 48시간 동안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음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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