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손실 감춰 734억원 받은 대형 증권사 PB

입력 2023-10-10 17:56  



손실을 감추고 펀드 수익이 나오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10여년간 730억여원을 받아낸 미래에셋증권 프라이빗뱅커(PB)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박건영 부장검사)는 10일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등 혐의로 미래에셋증권 PB A(56)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피해자 17명에게 수익률 10%가 보장되는 비과세 펀드라고 속여 가입을 유도하고 투자 손실을 감추고자 허위 잔고 현황을 제공해 총 734억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서로 친인척 관계로, 현재 잔고와 수익금 등 수수 금액을 고려하면 총 111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피해자들이 직접 펀드수익률을 확인하지 않고 PB를 신뢰하는 점을 악용해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투자 손실을 숨기기 위해 출금 요청서를 위조해 피해자들 계좌에서 230억원을 이체·인출한 뒤 허위 수익금을 지급하거나 몰래 주식을 매매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피해자 명의의 주식주문표를 위조해 7천105회에 걸쳐 주식을 임의 매매해 수수료 37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 일부 피해자의 계좌에서 임의로 3억3천500만원을 인출해 사적 용도로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손실이 발생해도 문서나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거짓 자산 현황을 보여주면서 투자수익이 나는 것처럼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그는 증권사 시스템에 피해자들의 이메일·주소를 허위로 입력해 이들에게 주기적으로 자동 발송되는 실제 잔고 현황이 전달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검찰은 "유사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고객들이 자산 현황을 수시로 직접 점검하고, PB에게 집중된 권한이 감시·견제되도록 금융사의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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