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학교서 교사 흉기 피살...범인은 무슬림 학생

입력 2023-10-14 07:33  



프랑스의 한 학교에서 13일(현지시간)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의심되는 학생의 흉기 공격으로 교사가 사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슬람 테러리즘"이라고 비판하고 안전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AF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동북부 아라스 지역의 강베타 고등학교에서 이 학교에 다녔던 20세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교사 1명이 사망하고 다른 교사, 보안요원, 청소원 등 3명도 다쳤다. 학생들은 모두 무사했다.

강베타 고교의 철학 교사 마틴 두소는 "용의자가 구내식당 직원을 공격했고, 내가 개입하러 가려고 하자 나를 쫓아오며 역사나 지리 교사인지 물었다"고 말했다.

이날 사건이 발생한 학교의 학생들은 몇 시간 동안 교실에 갇혀 있었다. 15세 학생 루이는 처음에 알람이 울리고 숨을 때는 연습인 줄 알았다며 "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체포된 용의자는 러시아 체첸 공화국 출신 모하메드 모구치코프다. 그는 범행 당시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가장 위대하다)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미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 의심을 받아 프랑스 정부의 잠재적 위험인물 명단에 올라가 있었고, 프랑스 국내 정보기관(DGSI) 감시하에 있었다.

프랑스 대테러 검찰은 그의 17세 동생도 인근 학교에서 체포되는 등 이 밖에 여러 명이 구금 상태라고 말했다. 또 용의자의 형도 이슬람 무장 공격 음모에 연루돼서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즉시 현장을 찾아 살해당한 프랑스어 교사 도미니크 베르나르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야만적인 이슬람 테러리즘"이라고 규탄했다. 시신은 학교 주차장에 덮개로 덮인 채 놓여 있었고 주변엔 피가 고여 있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사망한 교사가 뛰어들어 많은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가 다음날 다시 문을 열 것이라며 "우리의 선택은 테러에 굴하지 않는 것이고, 아무것도 우리를 분열시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잠재적 공격이 당국에 의해 저지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파리 근교에서도 한 남성이 무기를 들고 있다가 체포됐는데, 이 사건이 마크롱 대통령이 언급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이번 사건이 현재 중동에서 벌어지는 일과 연결 고리가 있다고 말하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마크롱 대통령 주재로 긴급 안보회의를 개최하고 안전 경보를 최고 단계로 끌어올렸다.

프랑스에선 딱 3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2020년 10월 16일 표현의 자유 수업 중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를 소재로 한 만평을 보여줬다는 이유로 역사·지리 교사 사뮈엘 파티가 일면식도 없는 10대 청년에게 참수됐다.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인해서 프랑스에서도 긴장이 잔뜩 고조됐다. 프랑스는 이스라엘, 미국 다음으로 유대인이 많고 무슬림은 서유럽에서 가장 많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아라스는 인종적으로 다양하며 극우 정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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