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더 번다고 역차별"…난임부부 소득무관 시술비 지원받는다

입력 2023-10-16 06:19  


난임부부는 내년 1월부터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전국 어디에서나 동일하게 난임 시술비를 지원받게 된다.

현재는 서울시 등 일부 재정 상태가 좋은 지방자치단체만 소득 제한 없이 모든 부부에게 난임 시술비를 지원하는데,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난임은 부부가 피임하지 않고 1년 이상 정상적 부부관계를 해도 임신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의 소득 기준이 폐지돼 모든 난임부부(사실혼 포함)는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전국 어디에서나 동일하게 시술비를 지원받는다.

현재 대부분 지자체는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의 지원 대상을 중위소득 180%(올해 2인 가족 기준 세전 월 622만원) 이하나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맞벌이 부부는 시술비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20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범정부 '민원 정보분석시스템'에 들어온 '예비 부모 건강권' 관련 민원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난임 시술비 지원 확대 요구가 가장 많았다.

주요 내용은 소득 기준 폐지, 건보 적용 횟수 확대, 난임 시술 중단·실패 시 지원 확대 등이었다.

한 민원인은 "지원 기준보다 건강보험료 납입액이 2만원 높아 지원 불가 통보를 받고 보니 우리나라는 왜 아직도 출산율이 오르지 않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민원인은 "출산율이 최저인 상황에서 어느 지역은 가능하고, 어느 지역은 불가능하다고 차별을 두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전국적으로 지원 소득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지역별로 소득 기준이 다른 것은 그간 국가 주도로 이뤄지던 난임 시술비 지원사업이 지난해부터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난임부부 지원에 대한 차별로 지자체들도 민원에 시달리자, 지난해 말 전국의 시·도의회 의장들의 모임인 의장협의회는 '저출산 해소를 위한 불임 및 난임부부 지원 확대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

이들은 "난임부부를 소득으로 차별 지원하는 것은 저출산 해소라는 본래 목적에 방해가 된다"며 "정부는 난임부부의 난임 치료에 대해 소득, 연령, 횟수와 관계없이 동등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권익위도 "난임 지원 정책은 국가가 책임지고 대상자별로 촘촘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거들었다.

권익위는 시술비 지원사업을 국가사업으로 재전환하고 지원 소득 기준은 폐지 내지 대폭 완화하며, 난임 치료 휴가 기간을 확대하도록 관계기관에 제안했다.

현수엽 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최근 지자체들과 협의를 마무리해 내년부터 소득기준을 폐지하기로 했다"며 "모든 난임부부는 사는 지역이나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시술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난임에 대해서는 2017년 10월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보편적으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인공수정, 체외수정 등 보조생식술에 대한 보험급여 적용에도 불구하고 추가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이나 일부 중산층에게는 본인 부담 비용을 추가 지원하는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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