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대출금리 인하 압박이 가계부채 키워”…당국 책임론 갑론을박

서형교 기자

입력 2023-10-17 14:2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올 초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하를 독려한 게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감독원장이 시중은행을 방문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에 대해 거론했고, 그 뒤 2분기에 가계대출이 6조원이나 늘었다"며 "금감원장이 시그널을 줬기 때문에 시중은행이 금리를 낮췄고 대출도 늘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올 초 이복현 금감원장은 주요 은행들을 방문해 사회공헌 및 금융 취약계층 지원 확대를 독려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지난 3월 열린 ‘상생 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고금리로 국민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은행이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발언이 나온 직후 주요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금리가 내려가면서 대출 수요가 증가했고 그 결과 가계부채도 대규모로 늘었다는 게 박 의원 지적이다. 실제로 올 들어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금융권 가계대출은 4월 이후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취약층이나 소상공인 관련 과도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피해가 큰 부분에 대해 (은행권에) 부탁을 드린 것”이라며 “주담대 금리는 정해진 매커니즘이 있기 때문에 제가 뭐라고 얘기한다고 해도 추세 자체를 바꿀 순 없다”고 말했다.

또 이 원장은 "가계대출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70~80% 이하로 관리되면 좋겠지만, 이미 105%까지 간 상황"이라면서 "이를 101% 이하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내년 내후년에는 100% 이하로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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