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전단과 휴대전화 음성 메시지를 통해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 이동하지 않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경고 메시지는 전날부터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발송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군(IDF) 명칭과 로고가 표시된 이 전단에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긴급 경고한다. 와디 가자 이북에 머문다면 당신의 생명이 위험해질 것이다. 가자지구 북부에서 와디 가자 이남으로 떠나지 않기로 한 사람은 누구든 테러리스트 조직의 공범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이러한 새로운 경고 메시지는 가자지구 전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휴대전화 음성 메시지로도 전송됐다.
와디(Wadi)는 평소에는 마른 골짜기이다가 큰비가 내리면 홍수가 돼 물이 흐르는 강을 뜻하는 말로, 와디 가자는 가자지구 북부를 거쳐 지중해로 이어지는 와디를 지칭한다.
이스라엘은 이전에도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남부 지역으로 대피하라고 경고했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테러 동조자로 간주할 수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또 공습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동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남쪽으로 떠난 사람들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친척을 잃은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이 경고 메시지를 부인하며 "대피하지 않는 사람들을 테러리스트 조직의 일원으로 간주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민간인을 겨냥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민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지역 주민들에게 와디 가자 이남으로 대피하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후 가자지구를 공습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접경지에 병력과 무기를 대거 배치해 조만간 지상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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