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매매 더 늘어날 수 있다"...영풍제지 거래재개가 분수령

정호진 기자

입력 2023-10-23 17:06  

국내 증시 반대매매규모, 20일 기준 5,497억원…집계 이래 최대 규모
"최근 미수금 크게 늘어나며 반대매매 크게 증가"


최근 미수금이 급증하며 반대매매 규모가 집계를 시작한 2006년 4월 이래로 최고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해당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미수거래란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고, 2영업일 뒤인 실제 결제일(T+2일) 안에 결제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 거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기준 실제반대매매 규모는 약 5,49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17일 약 512억 원이었던 반대매매 규모는 사흘 만에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측은 "최근 미수금이 크게 늘어나며 반대매매가 크게 증가해있는 상태"라며 "미수금이 해소되지 않으면 누적으로 남아 있어 늘어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검찰은 영풍제지와 관련해 불공정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4명을 구속한 바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영풍제지는 시장에서 하한가를 기록하며 급락한 바 있다.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영풍제지의 하한가로 미수금 4,943억 원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미수금이 해소되지 않고 누적되며 반대매매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현재 영풍제지의 거래가 정지된 가운데,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키움증권이 미수금 관련 손실이 발생하는 기점을 영풍제지의 주가가 2만 9,040 원 이하로 내려가는 시점으로 내다봤다.

미수금이 모두 하한가 기록 전날인 10월 17일 종가(48,400원)로 체결되었다고 단순 가정할 경우 주가하락률이 증거금률을 초과하는 29,040원 이하로 하락하는 시점부터 미수금 관련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회사 미수금 규모(4,943억원)가 영풍제지 시가총액(1.6조원)의 30% 이상인 점과 반대매매·투자심리 저하 등으로 대규모 매도물량 출회가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거래재개 후 주가 하락에 따라 미수금의 상당부분이 확정손실로 남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도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해 의구심이 생기는 상황이라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에 대해 "회수금액은 2천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통상 미수금이 발생한 계좌의 납입이 안되면 신용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은 걸리지만 고객의 변제가 발생, 이에 따라 회수금은 더 증가할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4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14.3% 하향 조정했다.

한편 키움증권의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3.93% 급락한 7만 6,300 원에 거래를 마쳤다. 15개 종목에 대한 증거금율을 인상하면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개인투자자의 매수가 위축될 경우 올해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주도주가 전반적으로 흔들리면서 다시 지수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시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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