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전역의 여성들이 성별 임금 격차 해소와 성폭력 근절 등을 요구하며 48년 만에 처음으로 하루 동안의 파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슬란드에서 여성들의 파업은 종종 있었으나 여성들의 24시간 전일 파업은 지난 1975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가디언은 수만 명의 아이슬란드 여성과 논바이너리(Non-binary·남녀라는 이분법적 성별 구분에서 벗어난 제3의 성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이 오는 24일 전일 파업을 예고했다고 전했다. 이번 파업에는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총리도 동참 의사를 밝혔고 수산업 노동자와 교원, 간호사들이 참여를 약속했다.
아이슬란드는 올해 세계경제포럼(WEF) 성별 격차 순위에서 세계 14위에 오르는 등 성평등 부문의 선도 국가로 평가받는다. 지난 1975년 아이슬란드의 여성 90%가 참여한 파업으로 아이슬란드에서는 이듬해 남녀고용평등법이 의회를 통과했다. 그로부터 5년 뒤에는 비그디스 핀보가도티르라는 유럽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세계 최초의 민주적으로 선출된 여성 국가 지도자가 배출됐다.
40개 단체가 뜻을 모은 이번 파업의 조직자들은 1975년 파업 이후에도 여성 평등권 보장을 위한 핵심적인 요구 사항들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직종에서는 아직도 여성 임금이 남성보다 21%나 적은 상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파업을 통해 성별 임금 격차와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는 성적 폭력과 성별에 기초한 폭력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여성의 40% 이상이 성별에 기초한 폭력을 경험했으며 청소와 병간호와 같이 전통적으로 여성의 일로 인식되는 직업 종사자들은 사회적 저평가 속에 저임금을 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프레이야 스테인그림스도티르 아이슬란드 공공노동자연맹 홍보국장은 아이슬란드가 성평등 선도국가라는 명성을 누리려면 명성에 따른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삶을 살도록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1975년 파업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논바이너리들도 참여한다면서 여성과 제3의 성 사람들 모두 같은 시스템에 대항하고 있고 가부장제의 영향에 노출된 상태이기 때문에 힘을 합쳐 싸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야콥스도티르 총리도 다른 무엇보다도 파업 참여를 통해 아이슬란드 여성과 연대를 보여주려 한다면서 총리실도 이날은 일을 멈출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 조직자들은 수도인 레이캬비크에서 2만5천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수만 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