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이 24일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15시간 40분에 달하는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았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전날 오전 10시 김 전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이날 오전 1시 40분께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카카오 주가 급락에 대한 입장' 등에 관한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여의도 금감원 청사를 빠져나갔다.
앞서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13일 SM엔터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9일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배 대표에 대해서만 영장을 발부했다.
특사경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전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천400여억원을 투입,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가 "SM엔터에 대한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졌다.
피의자들은 의도적으로 SM엔터 주식 5% 이상을 보유하고도 공시하지 않아 대량보유보고 규정을 어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카카오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산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시세조종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아시아파트너스와 이 펀드가 출자한 헬리오스 1호 유한회사는 하이브의 SM엔터 공개 매수 기간 중 IBK투자증권 판교점을 통해 SM엔터 지분 약 800억원 상당(2.9%)을 매집했다.
이같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특사경은 지난 4월 카카오와 SM엔터를, 이어 8월에는 김 전 의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특사경은 배 대표와 카카오 실무진 등이 SM엔터 주식 매입과 관련해 통화하거나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사경은 배 대표 등에 이어 김 전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의장이 직접 지시하거나 보고받았는지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경은 이날 김 전 의장 소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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