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에 1천만원을 뜯길뻔한 고속열차(KTX) 승객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열차팀장의 도움을 받아 위기에서 빠져나왔다.
지난 16일 오후 6시 30분께 대전역을 출발한 서울행 KTX 제48열차를 순회하던 노현호 열차팀장(서울고속철도열차승무사업소)은 열차 내에서 울고 있는 20대 여성 승객을 발견했다.
이 여성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보이스피싱 범죄에 당하고 있는 것 같다'는 내용을 휴대전화에 써서 노 팀장에게 보여줬다. 이 여성은 '돈을 갖고 서울중앙지검으로 오라'는 사기범의 전화를 받고 1천만원을 찾아 서울로 이동하던 도중 보이스피싱임을 깨달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영상통화로 본인 인상착의와 주민등록증, 승차권 내용까지 전달한 후라서 혹시라도 열차 안에 범죄 조직원이 있을까 불안에 떨고 있었다. 이에 노 팀장은 이 승객을 안심시킨 뒤 112로 전화해 경찰에게 구체적인 범죄 정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 여성이 부모와 통화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를 빌려주며 안심시키고, 도착역인 서울역에서 승객이 안전하게 경찰을 만날 수 있도록 열차 정보를 제공했다.
서울역에 도착해 사복 차림 경찰 6명의 경호를 받으며 위기에서 벗어난 이 여성은 노 팀장 등 열차 승무원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여성은 차후 "KTX를 타면 친절한 승무원들이 항상 생각날 것 같다.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까지 남겼다.
노 팀장은 "승객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코레일 직원으로서 당연한 의무"라며 "앞으로도 모든 고객이 KTX를 타고 안전하게 여행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노 팀장 등 열차승무원 2명에게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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