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란의 대표단을 모스크바로 초청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26일(현지시간) 하마스 정치국 고위 간부 무사 아부 마르주크가 이끄는 대표단이 모스크바에 도착해 미하일 보그다노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가자지구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알리 바게리 카니 이란 외무부 차관도 현재 모스크바에 있으며, 보그다노프 차관과 만나 중동 정세 안정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가 이란의 중재로 하마스와 새로운 '테러의 축'을 형성해 혼란과 충돌을 부추길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하마스와 이란 지도자들을 모스크바로 불러들임으로써 중동 분쟁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보였다고 해석한 것이다.
미국의 반이란 시민단체 이란핵반대연합(UANI)의 카스트라 아라비 연구소장은 러시아와 이란이 "서방, 자유주의 규범에 근거한 국제질서, 자유주의적 가치에 대한 적대감을 공통 분모로 뭉쳤다"면서 "이란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서방에 대응하는 새로운 테러의 축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가 모스크바에서 환영받는다는 소식은 서방세계에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친이스라엘 단체 '미국 국가안보를 위한 유대인 연구소'(JINSA)의 조너선 하루노프 홍보국장도 "(이번 회담이) 새로운 동맹관계 형성과 세계의 동·서 분열이라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알렉산드르 가부예프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장은 러시아가 그보다는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보내는 주된 메시지는 "전 세계 무슬림 공동체에 '우리는 당신들의 편'이라고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그들(러시아)은 이스라엘과의 관계에 미칠 악영향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해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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