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이와 성별, 지역에 따른 차별적 표현이 등장하고 잘못된 외국어, 신조어가 남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특위는 최근 KBS조이 '중매술사', tvN '2억 9천: 결혼 전쟁', MBN '돌싱글즈4' 등 결혼 예능 속 방송언어 사용 실태를 점검한 결과를 내놨다.
'중매술사'는 여러 중매인이 의뢰인이 원하는 조건의 사람을 데리고 와서 소개하는 내용이다. '2억 9천: 결혼 전쟁'은 결혼을 생각하는 커플들이 상금 2억 9천만원을 놓고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돌싱글즈4'에서는 사별 또는 이혼으로 혼자가 된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데이트하고, 커플이 될 경우 동거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이들 방송에서는 '연하 같지 않은 어른스러움', '지방에서 올라오신 게 마이너스 요인', '사회 경험이 적어 배우자를 존중해 줄 수 있는 나이대' 같이 편견과 차별을 드러낸 표현이 자주 눈에 띄었다.
특위는 "나이가 적은 남성은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전제를 지닌 자막 활용, 지방에서 나고 자란 사람은 배우자를 찾을 때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주는 요인이 된다는 설명, 사회 경험이 적은 것을 배우자를 존중하는 마음가짐과 연결 짓는 설명 등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아다리'(적중을 뜻하는 일본어의 잘못된 표현),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의 줄임말), '입틀막'(입을 틀어막는다), '동공 지진'(당황해 눈동자가 흔들리는 모습을 지진에 비유함), '프로 팩폭러'(사실을 잘 지적하는 사람) 등 잘못된 외국어나 신조어 등을 남발하는 경우도 많이 지적됐다.
특위는 '중매술사'의 경우 예의에 어긋나는 표현이 많았고, '2억 9천: 결혼 전쟁'은 불필요한 외국어가, '돌싱글즈4'는 부정확한 표현이 많았다고 밝혔다.
지난 8월 17일부터 20일까지 세 예능 프로그램을 조사한 특위는 방송 품위를 저해하는 표현 41건, 어문 규정에 어긋나는 표현 119건, 신조어 등 소통을 저해할 수 있는 표현 125건 등 총 285건의 지적사항을 발견했다.
특위는 "일반인 출연자가 많은 프로그램의 특성상, 출연진들이 방송언어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제작진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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