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청년들은 삶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져 극단적으로 변할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남재량 선임연구위원은 한국노동패널 2018∼2022년 자료를 분석한 '청년 니트(NEET) 장기 경험자의 삶 만족에 대한 비교 연구' 논문을 최근 한국노동패널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니트'는 일을 하지 않고 훈련이나 교육을 받지도 않는 상태를 뜻한다. 남 연구위원은 15∼34세 미혼 니트 청년 중 구직활동조차 하지 않는 '비구직 니트'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노동패널 조사 대상자들에게 삶에 대한 인식을 0단계(최악의 상태)에서 10단계(최선의 상태) 사이로 답하게 한 결과, 2018∼2022년 5년 연속 비구직 니트였던 청년과 그렇지 않은 청년의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니트 비경험 청년들 중엔 7단계라는 응답이 34%로 가장 많았던 반면 니트 청년들은 5단계라는 응답이 31.6%로 가장 많았다.
5년 연속 비구직 니트 상태인 청년들 중엔 현재의 삶이 '최악의 상태'인 0단계나 1단계라고 답한 비율도 각각 1.4%와 2.1%였다.
니트 비경험 청년들은 0단계와 1단계 응답률이 0.0%였다.
비구직 니트 상태를 2년 연속 경험한 청년들도 니트 비경험 청년에 비해 삶에 대한 인식이 다소 부정적이었지만, 0단계와 1단계 응답률은 각각 0.0%, 0.6%에 그쳤다.
논문은 "비구직 니트를 5년 연속 경험하는 경우에서 자신의 삶에 대해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커졌다"며 "비구직 니트의 경험이 거듭될수록 부정적 인식이 극단적 인식으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분석했다.
남 연구위원은 5년 연속 비구직 니트였던 청년들이 니트 생활을 시작하기 전인 2015년 조사에서는 삶에 대한 인식이 니트 비경험자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타인에 대한 신뢰나 불신의 정도, 참을성과 신중성 등도 두 집단 사이에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비구직 니트 장기 경험자들이 처음부터 삶에 대해 극단적인 인식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며 "비구직 니트를 장기간 경험할 경우 누구라도 삶에 대한 극단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남 연구위원은 "장기 니트 경험자를 찾아 적절한 조차를 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니트 경험 장기화를 초래할 수 있는 정책들, 예컨대 교육수준별 청년 노동력 수급의 불일치를 초래하는 정책 등을 바로잡는 것이 보다 근본적이고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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