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4분기 가계대출 문턱을 높일 전망이다. 대내외 경기 여건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신용위험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4분기 대출태도 지수는 -11로 3분기보다 9p 낮아졌다. 가계주택 대출태도가 음수를 기록한 것은 2022년 1분기(-14)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다.
총 204개 금융사의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는 신용위험,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에 대한 평가를 가중 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한다.
대출행태 지수가 플러스면 은행의 대출태도가 완화적인 것을, 반대로 마이너스면 강화를 의미한다.
즉 국내 은행의 4분기 대출태도 지수가 -11로 나타났다는 것은, 은행들이 전반적으로는 대출 태도를 강화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차주별로 살펴보면 가계주택은 3분기 11에서 4분기 -11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14) 이후 처음 음수로 전환했다. 가계일반은 -8에서 -6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는 장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관리 방안 실시 등을 반영해 가계주택 중심으로 강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0, -6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대기업의 경우 최근 대출 취급이 확대된 상황에서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중립을 보일 전망”이라며 “중소기업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에 따른 리스크 강화 등으로 강화된 대출 태도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들이 예상한 4분기 신용위험지수는 29로, 3분기보다 2p 낮아졌다. 4분기 대기업의 신용위험 지수는 8, 중소기업은 31로 3분기(6, 28)보다 각각 2p, 3p씩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기업 신용위험은 일부 업종, 영세 자영업자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4분기 가계 신용위험은 3분기 31에서 4분기 25로 6p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가계 신용위험도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대 영향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4분기 대출수요 지수는 16으로 3분기에 비해 2p 상승했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지속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기업(14)과 중소기업(28)은 대출수요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반면 가계주택(3), 가계일반(0) 등 가계대출 수요는 실물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중립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지수는 상호저축은행이 -22, 상호금융종합이 -30, 신용카드가 -14, 생명보험이 -9로 모두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연체율이 뛰면서 비은행 기관들이 여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은행 기관의 차주 신용위험은 모든 업권에서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취약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이 늘어나고, 부동산 관련 대출에 대한 신용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이 반영됐단 분석이다.
대출수요의 경우 업권별로 전망이 갈렸다. 상호저축은행(9)과 생명보험(6)은 가계 생활자금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상호금융조합(-1)과 신용카드(0)는 중립 수준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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