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동 지역의 분쟁이 지금보다 커지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원자재 시장 전망'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원자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당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분쟁이 시작된 이후 유가는 약 6% 올랐으며, 현재 배럴당 평균 90달러인 유가는 세계 경제가 둔화함에 따라 내년 81달러로 내려가고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도 내년에 4.1% 하락할 것으로 세계은행은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분쟁이 다른 중동 지역으로 확산할 경우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역사적 사례에 기반을 둔 3개 시나리오를 꺼냈다.
첫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석유 공급량이 하루 50만∼200만 배럴 줄어들면서 유가가 현 분기 평균 대비 3∼13% 높은 배럴당 93∼102달러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2003년 이라크 전쟁 때처럼 석유 공급량이 하루 300만∼5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가정하고, 그 결과 유가는 21∼35% 인상된 배럴당 109∼121달러에 달할 것으로 봤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1973년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욤 키푸르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했던 미국 등 국가에 석유 수출을 금지했던 제1차 석유파동과 비슷한 상황으로 석유 공급량이 하루 600만∼800만 배럴이나 줄면서 유가가 56∼75% 올라 배럴당 140∼157달러까지 갈 것으로 예측했다.
인더밋 길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동의 최근 분쟁은 1970년대 이후 원자재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로 뒤따른다"며 "분쟁이 확산하면 세계 경제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이중의 에너지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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