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E페드워치에서도 볼 수 있듯, 이번 회의에서 시장은 금리 동결을 어느정도 기정 사실화 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이제 금리가 현재의 경기 제약적 수준에서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가 관건이 됐습니다. 연준이 과연 현재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지, 혹은 다가오는 몇 달 안으로 좀 더 올릴지에 대한 힌트를 찾는 것이 이번 FOMC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많은 연준 인사들이 금리인상 정점에 어느정도 도달했다고 밝힌 상황이고, 이정도 수준으로 금리를 유지한다면 알아서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로 돌아갈 거라고 보고 있는데요. 따라서 남아 있는 질문은 두가지입니다.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 25bp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지, 그리고 금리가 현재 충분히 높다고 본다면 어느정도로 오래 고금리를 끌고 갈지. 이렇게 두가지인데요.
뉴욕타임즈는 이번 FOMC 회의의 관전 포인트 총 네가지를 제시했는데요. 하나씩 확인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포인트는 ‘파월의 입'. 즉 파월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는 건데요. 연준이 일단 표준 통화정책 성명을 발표할 꺼고, 그 이후 금리인상이 정점에 달했다는 걸 시사할 만한 변화가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 번 회의 때도 연준 관계자들은 추가적 정책 결정은 들어오는 경제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거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요. 다만 12월까지 어떤 새로운 분기별 경제 데이터를 얻기 힘들기 때문에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집중해서 듣는 게 좋다는 설명입니다.
두 번째 포인트, 최근 시장 움직임을 파악해야 하는데요. 지난번 9월 FOMC때만 하더라도 관계자들은 올해까지 금리를 한 번 더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고 보기도 했는데요. 다만 9월 19일에서 20일에 이뤄졌던 지난 FOMC로부터 지금까지. 몇 주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장기 금리가 눈에 띄게 급등했습니다. 연준은 단기 금리를 직접 설정하고 장기 차입 비용은 시간차를 두고 단기 금리를 따라 가는데요. 최근 장기 금리 급등으로 모기지부터 기업 대출까지 모두 비용이 커진 상황입니다. 이는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그럼 인플레 목표치 2%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고, 이는 연준의 일을 대신해서 해주는 셈이 됩니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일부 경제학자들은 따라서 연준이 한 번의 추가적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못 느낄 걸로 보고 있는데요.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올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시장이 긴축적으로 변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들에 따르면 시장에서 장기금리가 급등한 것은 기준금리가 1에서 2%포인트 오른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데요. 파이낸셜 타임즈는 이는 9월에 연준이 예상했던 최종 금리인상에 대한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어스도, 최근 채권 수익률 급등으로 긴축적 금융환경에 놓임에 따라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ING네덜란드 은행도 최근 장기 채권 수익률 급등이 의미 있는 긴축적 금융 환경을 만들었다며, 연준은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돌려 놓기에 충분히 제약적인지 지켜볼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도 지난 10월 19일에 있었던 QnA 세션에서, 최근 금융여건 긴축으로 인해 추가 긴축의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한 바가 있는데요. 또 통화정책을 도입하는 시기와 실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시기 사이의 차이에 대해서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또 통화 정책 환경이 더 까다로워졌다고 인정하기도 했는데요. 파이낸셜 타임즈는 글로벌 원유 시장을 위협하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장기 금리 급등, 강력한 경제 지표라는 변수들이 연준을 향해 던져졌다고 보도 했습니다. 미국 경제의 건전성과 관련한 엇갈린 지표부터 신용 대출 조건 강화와 소비자와 기업 수요 등에 대해 평가할 시간을 더 가질 거라고 전했습니다.
세 번째 포인트로 넘어가보겠습니다. 바로 최근 경제지표들이 놀랍게도 강했다는 건데요.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채용을 하고 있다는 건 사실 단순히 놓고 보면 좋은 소식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해 여름 7.1%에서 3.4%로 상당히 둔화된 시기에 회복력이 나타나고 있다는 뜻인데요.
하지만 소비자 지출이 너무 강해서 기업들이 고객을 겁내지 않고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느낀다면 이는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낮추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는데요. 따라서 연준 관계자들은 지속적인 경제지표 강세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는지 여부를 결정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관전 포인트, 바로 타이밍인데요. 연준 관계자들이 경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단순히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건데요. 이번 11월에는 일단 금리를 동결하고, 앞서 기업들이 경고한 것처럼 경제 성장이나 소비자 지출이 둔화할지 지켜볼 기회를 가진 다는 겁니다. 또한 이번에 금리를 동결함으로써 연준은 현재 지정학적 리스크가 어떤 양상으로 변할지 지켜볼 수 있을 텐데요.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 하마스 분쟁 또한 우리가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중동 지역 전쟁으로 번진다면 소비자들의 자신감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걸로 보이고요. 갈등 양상이 커진다면 유가 상승, 그리고 인플레이션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도이치방크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매튜 루제티는, 현재 상황에서는 연준이 선택성, 옵션을 유지하는 것이 많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의 마지막 FOMC인 다음 12월 회의를 두고 월가에서는 엇갈린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12월 13일, 연준이 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이 30% 가까이 됩니다. 미국 3분기 GDP도 잘 나왔었고 파월 의장도 10월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여전히 목표치보다 너무 높다며 경기 과열이 계속된다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가 있고요. 한편 일각에서는 금리인상이 내년 초에 이뤄질 걸로 보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 시간을 내일 새벽 3시, 우리는 드디어 연준으로부터 향후 금리인상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게 되는데요. 내일 월가 인사이드에서 FOMC회의 결과 정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강수민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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