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견해들이 많아지면서 국제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제2회 공동세미나’에서 “유가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다 8~9월 많이 변동해 유가가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기조연설을 한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의 좌담회 자리에서 “하마스 사태가 어떻게 변화할지 불확실성이 큰데, 최근 대부분 전문가들이 가자지구 전면전이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가 전망치가 변화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내년 예측 경로에서 유가를 84달러 정도로 보고 있는데, 중동분쟁이 장기화 될 경우 유가가 90달러 이상 올라 예측이 변화할 수 있어 저희에게 좋은 뉴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기업들에 대한 직접투자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간접투자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현재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직접투자를 지원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공감하지만 간접적으로 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며 “잘못하면 세계무역기구(WTO), 미국, 유럽이 ‘스테이트 온드 컴퍼니’(state-owned company)에 대한 반발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봤다.
우리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나올 때 이를 도울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도 봤다.
이 총재는 이날 세미나에서 축사를 맡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게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한국 기업을 만나면 요청을 받는다”며 “중국에서 빠져나올 때 세금을 포함한 법적인 문제가 많아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며 관련 정책 마련을 당부했다.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기조연설 중 ‘인구 감소가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오히려 늘어나게 할 수도 있다’는 부분에 대해선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인구가 떨어져도 큰 문제가 아니라고 오해할 수 있는데, 한국은 노인을 봉양하는 사회자본이 충분하지 않아 젊은 사람들에게 창의력을 발휘해 생산성을 늘리라는 것은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내년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요인으로는 중국 경제와 국제유가가 꼽혔다. 이 교수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세계에 지정학적인 어려움을 미칠 것으로, 중동분쟁 자체보다는 그로 인해 파생되는 테러 위험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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