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환보유액이 석 달 연속 줄었다.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조치와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감소 영향이다. 전 세계 외환보유고도 홍콩에 밀려 2개월 연속 9위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28억 7천만 달러(약 554조원)로, 9월 말(4141억 2천만 달러)보다 12억 4천만 달러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20년 6월(4,107억 5천만 달러) 이후 최소 수준이다.
한은은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 감소 등이 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 달러화지수가 0.1% 하락하는 등 달러화는 소폭 약세를 보였다.
다만 달러화지수에 포함되지 않는 중국과 호주 등의 기타통화가 달러화 대비 평가 절하(가치 하락)되면서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했다.
외환 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한 달러 사용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에 따르면 10월 평균 원·달러는 1351.11원으로 전달(1331.73원)보다 20원 가량 올랐다. 외환당국은 기관과의 외환스왑이나 시장에 현물환을 직접 매도해 환율을 방어한다. 환율이 급격히 오를 때 외환당국이 가진 달러화를 시장에 팔면서 수급을 조절해 변동성을 낮추는 것이다.
자산별로는 국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3,699억 8천만 달러)이 56억 1천만 달러 줄었고,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특별인출권(SDR·147억 7천만 달러)도 3천만 달러 감소했다.
반면에 예치금(188억 7천만 달러)은 14억 7천만 달러 늘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 9천만 달러를 유지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9월 말 기준(4,141억 2천만 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 1,151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 2,372억 달러), 스위스(8,184억 달러), 인도(5,877억 달러), 러시아(5,690억 달러), 대만(5,64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4,393억 달러), 홍콩(4,157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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