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용 청바지를 사러 복합쇼핑몰에 간 김모(29)씨는 기본 10만원부터 시작하는 청바지 가격을 보고 수차례 고민하다가 결국 사지 못했다. 김씨는 "여름용 바지로 우선 가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겨울이 다가오는 가운데 월동 준비차 코트라도 한 벌 마련할라치면 쇼핑몰의 브랜드 이월상품조차 가격이 30만원대인 현실이다. 원재료 가격 인상 등으로 올해 들어 옷과 신발 물가가 매달 1년 전보다 5∼8%대로 오르고 있어서다. 반면 지갑 열기가 부담스러워진 소비자들 사이에서 옷 구매는 2년여 만에 가장 긴 기간 감소하고 있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의류·신발 물가 지수는 지난달 112.32(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8.1% 올랐다. 1992년 5월(8.3%) 이후 3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올해 들어 의류·신발 물가는 1월 5.9%, 2월 5.8%, 3월과 4월 6.1%, 5월 8.0%, 6∼9월 7.8%로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달 의류·신발 25개 품목 물가 모두 전년 같은 달보다 올랐다. 특히 티셔츠(14.3%), 여자 하의(13.7%), 원피스(13.7%), 유아동복(13.7%), 청바지(11.8%), 남자 하의(10.9%) 등은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크게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하락했던 의류 가격이 지금 반영되고 원재료 물가 상승 등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가격 부담을 못이겨 의류 소비는 감소세를 보인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의복의 소매판매액 지수는 105.9(불변지수·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9.4% 줄었다. 올해 4월(-3.2%)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코로나19 초기인 2019년 9월부터 2021년 1월까지 17개월 연속 줄어든 이후 최장기간 감소한 것이다.
심지어 온라인 옷 쇼핑 구매액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9월 의복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조4천5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6% 줄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7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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