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현금을 이용하던 경우에도 비현금지급수단이 확산되고 있는 등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금유통 감소에 따른 공적 화폐유통 인프라가 약화되지 않도록 관계 기관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단 주장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한국은행 본관에서 올해 하반기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 정기회의를 열고 주요국의 ‘현금 없는 사회’ 현황과 화폐유통시스템 관련 정책 대응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해당 협의회는 국내 화폐유통시스템 전반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관리하고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8월 발족했고, 시스템 내 핵심 역할(공급자, 중개자, 사용자)을 수행하는 총 23개 기관으로 구성돼있다.
한국은행은 “현금 사용 감소 추세는 전 세계적 현상”이라며 “스웨덴, 영국 등을 비롯한 주요국에서는 ‘현금없는 사회’로의 급속한 전환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하에 국민들의 현금접근성 유지 및 현금사용선택권 보장 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거나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금없는 사회’의 리스크로는 ▲취약계층의 소비활동 제약 가능성 ▲개인정보 보호 미흡 ▲비현금지급수단 결제가 어려울 경우 국민들의 경제활동 제약 가능성 등이 있다.
스웨덴의 경우 대형 상업은행의 입출금 서비스 의무를 법제화하고, 영국에서는 영란은행에 화폐유통시스템 감독권을 부여하는 등 중앙은행의 권한을 강화하였으며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화폐유통시스템 개편 프로그램’ 등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회의 참석자들은 주요국 정책 대응 사례 중 입법을 통한 제도화 노력은 향후 우리나라에서도 대응책 논의 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정책 대응방안을 모색할 때 현금취급업체들이 과도한 비용을 부담하지 않도록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최근 화폐 수급 동향 변화, 화폐취급업무 수행과정에서의 개선 필요사항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대규모 순발행된 고액권은 최근 들어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상거래 목적으로 활용되는 저액권은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10원화의 경우 공급부족 현상이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일부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사례도 있어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단 설명이다.
손상은행권 교환기준을 악용해 은행권을 고의로 조각낸 후 이어붙인 변조 은행권을 만들어 시중은행 창구에서 교환을 시도하는 의심 사례가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협의회는 “참가기관 간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긴밀한 공조체계를 유지하면서 우리나라 화폐유통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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