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즉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 국빈 방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찰스 3세 국왕은 7일(현지시간) 오전 웨스트민스터 의회에서 개최된 '킹스 스피치'(King's speech)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왕은 "나는 이달 국빈 방문하는 한국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맞이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왕은 윤 대통령 부부를 영어로 'His Excellency The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Mrs. Kim Keon Hee'라고 불렀다.
영국 국왕이 의회 개회식에서 정부의 주요 정책을 발표하는 연설을 '킹스 스피치'라고 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때는 '퀸스 스피치'(Queen's speech)라고 불렸다.
윤 대통령은 이달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찰스 3세 국왕의 초청으로 영국을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찰스 3세의 대관식 이후 초청된 첫 국빈이다.
국왕은 8일엔 유럽 최대 한인타운인 뉴몰든 지역을 처음으로 방문한다. 윤 대통령 국빈 방문과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한인 공동체와 소통하려는 취지다.
국왕은 이날 연설에서 먼저 작고한 여왕을 향한 경의를 표한 뒤 북해 석유·가스 신규 개발 승인, 미성년자 흡연 억제, 중대 형사범죄 처벌 강화 등 정부가 이번 회기 통과를 추진하는 21개 법안의 개요를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지지와 가자 인도적 지원 등을 포함한 영국의 대외정책 방향과 계획을 밝힌 뒤 윤 대통령 국빈 방문을 언급했다.
국왕은 이날 부인 커밀라 왕비와 함께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을 출발해서 상원에 도착했다.
고령의 여왕이 최근엔 자동차를 타고 평상복을 입고 왕관을 쓰지 않던 것과 달리 국왕은 기존의 격식을 따랐다.
국왕은 지난해 5월 거동이 불편한 여왕을 대신해서 '퀸스 스피치'를 대독한 적이 있다.
군주의 의회 개회 연설이 '킹스 스피치'가 된 것은 70년 만이지만 실제로 마지막으로 개최된 것은 조지 6세가 병석에 눕기 전인 1950년이었다.
다음 '킹스 스피치'는 내년 봄이나 가을로 예상되는 총선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 취임한 리시 수낵 총리로서는 이번이 정책 청사진을 내놓는 첫 기회이자 다음 총선 전 마지막 기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집권 보수당이 계속 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이 본인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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