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 업무대행기관…연장시간대 시장조성 선도은행 가중치
내년부터 국내 외환시장에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RFI)에 직접 참여하게 됨에 따라 외환당국이 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시장자율기구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서울장 이후 연장시간대에 한해 국내은행에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전자거래가 허용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8일 이같은 내용의 '은행 간 시장 관행 및 인프라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2월 발표된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의 후속 조치로 전날 외환건전성협의회와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 등에서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외환당국은 지난달 18일부터 국내 외환시장에서 거래를 희망하는 RFI의 등록을 접수받고 있으며, 내년 1월부터 시범운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등록을 마친 RFI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현물환, 외환스왑, 선물환 거래 등을 할 수 있게 되고 내년 7월부턴 외환시장 개장시간도 정식으로 익일 새벽 2시까지 연장된다.
우선 외환당국은 글로벌 표준에 맞도록 외환시장 관행을 개선하고자 시장참가자로 구성된 '행동규범 자율준수위원회'를 연말까지 신설키로 했다.
시장자율기구를 통해 시장이 자정 작용할 수 있도록 하고 외환당국 차원에서도 현물환중개플랫폼을 통한 이상거래 및 호가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할 방침이다.
기재부는 "외환시장 개방 이후 시장에 새로 참가하는 RFI가 매매기준율에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거나 시장을 교란할 위험에도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꼐 RFI가 외국환거래 업무와 관련해 확인·보고 의무를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국내 시중은행 등 23개 기관을 업무대행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자본시장 종료 시간대 환율 안정에도 나선다.
그동안 주식·채권시장 종료 시점인 오후 3시 30분~45분에 맞춰 종가환율로 거래하려는 외국인투자자 수요가 많아 오후 3시 30분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시장불안시 이를 악용한 투기적 행태가 문제가 됐다.
이에 당국은 오후 3시 30분 직전 수요 분산과 투기적인 거래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장 종료 10분 전까지 고객 주문 접수를 완료하고, 이후 분산 처리를 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오후 3시 20분~30분에 평균환율 제공하고, 이 시간에 단축키(금액·환율 입력을 생략하는 주문) 사용도 금지하기로 했다.
거래 시간이 익일 새벽 2시로 연장되는 가운데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유인 방안도 마련됐다.
외환건전성부담금을 감면(10∼60%)해주는 선도은행을 선정할 때 시장호가 조성 거래, 연장된 개장 시간 동안의 거래 등에 가중치를 부여키로 했다.
짧은 시간 내 동일 환율로 매수·매도를 반복하는 시장교란 의심 거래는 제외된다.
아울러 국내 은행에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전자거래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해외 금융기관뿐 아니라 국내 외은지점도 가능한 NDF 전자거래가 국내은행에게만 금지돼 경쟁력 약화와 역차별 문제가 지적됐다.
국내은행의 영업이 제한되고 경쟁력 있는 환율 제공도 어려워 해외 금융기관에 비해 불리한 것은 물론, 연장시간대 시장조성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국내 은행의 NDF 전자거래는 현물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장 이후 연장시간대에 한해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NDF 전자거래 준비기간이 짧고, 모니터링이 쉬운 국내 외은지점의 개별 전자거래플랫폼(SBP)을 통한 거래부터 허용된다.
이밖에 ▲ 외환 거래·결제일 기준 통일 ▲ 전자거래 운용지침(API Rulebook) 도입 등의 방안이 담겼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존 폐쇄적·제한적인 환경에서 유지돼 온 외환시장의 관행과 인프라 등 제반사항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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