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직관하려는 야구팬들이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가운데 암표 값은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11일에도 중고 거래 카페 등 온라인에서 입장권을 사고 파는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반석도 정가의 2~3배에 달하는 10~20만원 가량의 가격에 판매된다. 공식 예매 사이트에선 개최 여부가 정해지지도 않은 7차전까지 입장권이 거의 매진된 탓에 암표라도 구하려는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입장 인원이 정해져 있는 스포츠 경기와 콘서트, 뮤지컬·공연 등은 선착순으로 표를 구해야 하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으로 티켓을 예매해 이를 되파는 '꼼수'가 횡행하면서 일반적인 방법으로 원하는 좌석을 구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도 누군가 PC방에서 매크로로 티켓을 예매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주장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야구 커뮤니티에는 "다음 시즌부터는 나도 매크로를 이용해야겠다", "매크로로 암표가 나오는 것을 보니 정상적인 방법으로 예매하는 게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등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 등이 지난해 발의한 공연법 개정안이 내년 3월 시행되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연 입장권·관람권을 산 뒤 타인에게 웃돈을 얹어 파는 행위가 금지된다. 위반 시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이 의원 등이 같은 내용으로 발의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스포츠 관람 티켓에서는 아직 대책이 미흡한 상태다.
인천대 소비자학과 이영애 교수는 "모니터링이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사업자들이 매크로를 막을 기술 투자 등의 방안을 더 구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도 "공연 기획사 등에서 나서서 암표 거래 차단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매크로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이를 감시할 인력은 부족한 만큼 적극적인 접수·신고 시스템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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