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레이더① 테일러 스위프트 효과, 아르헨티나에 변수를?
테일러 스위프트는 미국의 컨트리 가수이자 팝 가수죠. 미국의 '국민 여동생'에서 슈퍼스타로 거듭난, 우리나라로 치면 가수 아이유 씨와 장윤정 씨, 임영웅 씨를 합쳐놓은 듯한 위상입니다. 특히 공연하는 곳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서 테일러 스위프트 효과, 테일러노믹스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미국의 지역 연방은행들이 살펴보는 경기 체감 보고서, 베이지북에도 테일러 스위프트 효과가 서술될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경제학계에서도 이 인물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콘서트 투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에라스 투어를 진행중입니다. 상반기에 미국 투어를 마치고 세계 순회 공연에 들어갔고, 9일부터는 아르헨티나 투어에 돌입했습니다.
아르헨티나도 테일러 스위프트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요. 아르헨티나 분기 GDP가 1,500억 달러 정도 되고, 최신 데이터인 2분기 성장률 보면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니 이번 공연이 농담이 아니라 아르헨티나 경제에 꽤 보탬이 될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늘이 아르헨티나를 저버린 건지, 아니면 더 도우려고 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하나 살펴볼 건 테일러 스위프트의 아르헨티나 일정이 9일 이후 지금 계속 미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가 너무 와서 공연을 취소하진 않고 일단 비 그칠 때까지 미루겠다는 건데, 이렇게 되면 비행기 타고 멀리서 공연 보러 온 관객들한테는 당황스럽겠죠. 미리 잡아놓은 호텔 기간을 더 늘려야 하나, 아니면 취소해야 하나, 미리 사놓은 비행기표는 어쩌나 이런 고민할 겁니다. 그런데 남미 최대 항공사 LATAM이 이례적으로 항공권 변경 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놓으면서까지 편의를 봐주기로 했습니다. 항공사 CEO도 "굉장히 이례적인 결정"이라는 설명을 했지요. 이건 그만큼 테일러 스위프트를 보러 온 항공 수요가 많다는 거고, 그래서 이런 조치들이 공연 지연을 기다릴 수 있게 만든다면 아르헨티나로서는 소비 대목 기간이 조금 더 늘어나게 될 수도 있겠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아르헨티나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까, 그 부분도 흥미롭습니다. 아르헨티나는 19일 대선 결선투표를 진행합니다. 집권 여당이죠. 페론당의 세르지오 마사 후보와 자유전진당의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의 대결인데 좌우 이념 대결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는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인물인데 대선 국면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달 22일 진행한 1차 투표에서는 밀레이가 이길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여당 후보인 마사가 7%포인트 차로 승리했습니다. 마지막 결선 투표 전에 변수가 두 개 정도 있는데, 하나는 3위 후보가 밀레이 지지선언을 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위에서 말씀드린 스위프트 팬덤이 밀레이 후보의 성향을 문제삼으며 보이콧에 들어간 겁니다. 그래서 아르헨티나 경제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대선에 테일러 스위프트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보통은 정치가 연예 산업을 흔드는데, 가끔은 이렇게 연예산업이 정치를 흔들기도 하는 모습도 시사점이 있겠습니다.
이슈레이더② 높아진 식탁물가, 외식주 영향은
식탁물가 올랐다는 이야기가 주말 사이에 많이 나왔습니다. 우선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8% 오르면서 7개월 만에 최고 상승세를 보였고요. 그래서 정부가 나서서 28개 부문 농식품 가격 매일 점검하겠다, 이런 대책까지 내놨습니다. 이건 정부 예상보다 물가가 안 잡히고 있다는 뜻입니다. 또 집에서 많이 사먹는 김밥과 비빔밥, 이런 외식메뉴 물가도 계속 오르면서 하반기부터 비빔밥은 1만원 넘어가는 이런 추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예상보다 높은 식탁물가, 어떤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우선 정부 예상보다 물가가 안 잡히고 있다면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조절할 수 있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조금 높아지는, 유식한 말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겠고요. 금융시장이 좋아할 일은 아니겠지요.
또 하나는 최근 매출 축소세를 보고 있는 외식 관련주들도 좋은 실적 내기 힘들어지겠구나, 이 점을 살펴볼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 외식업체 실적 살펴보면 피자 부문이 특히 타격이 컸고, 제가 좋아하는 치킨도 그런데요. 관련해서 교촌치킨 3분기 실적 재무제표 살펴보면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어떤 점이 재미있냐면, 이 회사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1% 줄었는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0% 늘었죠. 원부자재 수급비용 안정에 내부 비용 절감이 있었다는 게 공식 설명인데, 외부 환경 살펴보면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1년 동안 교촌치킨이 쓰는 원자재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생닭 값은 17% 가까이 늘어났는데도 비용 절감으로 영업이익을 늘렸다는 설명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어떻든 돈 많이 남은 건 기업으로서는 일면 기분좋은 일일 수 있겠지만, 매출이 결국 줄었다는 건 사람들이 점점 치킨 비싸서 안 사먹는다는 강력한 증거가 되겠지요. 비용 절감을 성공해 이익 구조를 바꿨다는 설명이 맞다면, 이제 매출을 늘리기 위해 가격을 좀 내려보는 것도 우리 치킨업체들로서도 해 볼만한 전략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치킨 자주 사먹고 싶거든요.
이슈레이더③ MSCI 반기 리뷰, 구성 변경 주목
MSCI 반기 리뷰가 미국 시간 14일에 발표됩니다. MSCI는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개발한 세계시장지수지요. 2월과 8월에 분기 리뷰, 5월과 11월 반기 리뷰를 통해 지수 구성종목을 변경합니다. 지수에 편입되면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고, 반대의 경우엔 개별종목 악재로 작용합니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DX와 금양의 MSCI 지수 편입이 유력하다고 봅니다. 이 두 종목은 이 기대감이 어느정도 선반영되었을 것이고, 또하나 살펴볼 종목은 SK텔레콤입니다. SK텔레콤의 외국인 보유한도는 49%이고, MSCI 지수 편입 기준에 외국인의 추가 투자 여력이 15%는 남아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는데, 이걸 역산하면 SKT의 외국인 소진율이 적어도 41.6%를 넘으면 안 되거든요. 그런데 MSCI 평가 시점인 10월 말 기준 SK텔레콤의 외국인 보유율은 이보다 아래인 41.3% 수준입니다. 그래서 SK텔레콤도 지수 편입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는 조건을 채웠습니다.
한편으론 기존 편입 종목 가운데 어느 곳이 빠져나갈지도 살펴봐야겠습니다. 10월 말까지 주가가 4만원을 밑돌았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시가총액 자격 미달로 편출될 수 있고, 넷마블 역시 시가총액 문제로 지수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유진투자증권의 분석입니다.
우리 경제 영향을 미칠 이번주 일정 조금만 더 살펴보면요. 조금 뒤인 오늘 아침엔 우리나라의 11월 상순,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입현황이 나오고, 고용노동부의 근로시간 개편 설문조사 결과도 관심입니다. 설문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주 52시간제 논의가 또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15일에 나올 고용동향과 17일에 나올 IMF의 연례협의 보고서도 우리 경제를 살펴볼 수 있는 실마리가 되겠습니다.
※신인규의 이슈레이더는 매일 월~금 오전 7시 20분 한국경제TV 머니플러스에서 생방송으로, 유튜브 다시보기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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