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0월 소비와 생산이 모두 시장 기대치를 넘어섰습니다. 10월 중국 소매판매 1년 전보다 7.6% 뛰었는데요, 컨센서스는 7.0% 상승이었으니 예상을 웃도는 소비 회복세가 나온 것이고요, 10월 산업생산도 전년비 4.6% 증가로 역시 4.4% 수준이었던 시장 추정치보다 높았습니다.
하나만 짚고 넘어갈까요, 오늘 국제유가는 미국 서부 텍사스산중질유 WTI 기준 2% 넘게 하락했습니다. 브렌트유 가격도 1% 중반 떨어지며 배럴당 81달러 선으로 내려왔지요. 중국의 소비와 생산이 증가하면 원유 수요가 예상보다 더 늘어난다는 건데 왜 이 데이터가 나왔는데도 유가가 떨어졌느냐, 이럴 때에는 이런 지표를 상쇄하는 다른 요인이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세입니다. 지난주에도 예상을 뛰어넘어 1,400만 배럴 가까이 늘어난 미국 원유재고는 이번에도 예상보다 더 많이 남아 한 주 사이에 360만 배럴 또 증가했습니다. 예상치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겁니다. 여기에 미국의 소매판매가 7개월만에 역성장 한 것도 중국발 유가 상승 재료를 상쇄하는 요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소매판매는 예상보단 감소폭이 덜 했지만 한 달 전보다 0.1% 줄어들었습니다.
세계 경제에는 좋은 숫자가 나왔지만 이 숫자들이 앞으로도 계속 잘 나올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습니다.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좋은 건 중국으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고용과 소득의 선행지표가 잘 나온 거니까요. 소비 회복세가 이어질지엔 물음표가 아직 붙습니다. 10월 중국 소비가 늘어난 건 황금 연휴로 인한 특수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고요, 앞으로 생산 성장성을 가늠할 고정자산투자는 예상보다 줄었고, 중국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부동산 투자액도 감소세라는 점도 함께 살펴보셔야겠습니다.
오늘 중국 살펴볼 때 정상회담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미국 서부 시간 오후 1시 35분께 정상회담 끝났고요(우리 시간으로는 오늘 오전 6시35분입니다). 양국 정상이 회담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아직 정상회담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직전까지 나온 이야기들 살펴보면 분위기가 좋습니다.
(기사를 쓰는 동안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직접 트윗을 올려 이를 첨부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를 둘러싼 치명적인 도전 요인들은 양 국 간의 공동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며 "정상 회담에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포함해 마이크로소프트, 엑손모빌 등 미국 대기업 CEO들의 만찬도 일정에 포함되어 있거든요.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기업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이기 때문에 이 만남 자체가 양국 간 무역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월가에선 나옵니다.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은 '갈등 완화'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하루 전 중국과 디커플링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남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전 모두발언에서도 "경쟁이 갈등으로 바뀌어선 안 된다"는 표현을 했고요. 시진핑 중국 주석은 "양국 관계는 순조로웠던 적은 없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역시 "갈등과 대결은 중국과 미국 모두에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다만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한 외부 간섭을 의식하듯 시 주석이 존중이라는 말을 쓰면서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개조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선언한 것은 정치적으로 여운을 남기는 발언이고,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 이후 양국의 관계가 극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점도 참고할 부분이겠습니다.
그래도 중국 관련한 소식들이 대체로 좋게 나오면서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우리 개인투자자들은 모처럼 웃을 일이 생길 듯 합니다. 이런 일을 예측했던 것처럼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주식 투자 동향이 지난 6월 이후 넉 달 만에 매수 우위로 전환했거든요. 올 초만 해도 1억 달러가 넘었던 월간 매수액도 회복세로 돌아섰습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를 보아도 지난달 23일 2939.29로 연중 저점을 기록했지만 이달 14일 3056.07까지 오르며 3000선을 회복했습니다. 중국의 증시가 저점에 도달했다는 판단과 함께 경제 회복 기대감을 갖고 들어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슈레이더② 2차전지 사업 손 대려는 웅진그룹
이큐셀은 이아이디, 이화전기공업 등을 갖고 있는 이화그룹 계열의 반도체 장비 개발사입니다. 지난 2022년에 지이를 인수하면서 2차전지 패키징 자동화 사업도 영위하고 있습니다.
이큐셀은 2020년 3월에 감사의견 거절이 떴었고요, 김영준 전 이화그룹 회장 등경영진의 횡령 배임 혐의가 나오면서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지분 인수를 통해 최대주주가 바뀌게 되면 거래정지가 풀리는 수순인데 거래 정지일 기준 이큐셀의 시가총액은 1,069억원이고요. 현재 나오는 이야기는 웅진그룹이 이큐셀의 최대주주인 이화전기 등의 지분을 모두 한 번에 매입해 86.65%의 지분의 손바뀜이 일어나는 시나리오입니다.
아무래도 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인수 완료시 2차전지 테마에 웅진그룹이 엮이게 된다는 겁니다. 이큐셀의 사업 영역 중에서도 2차전지 관련 사업을 눈여겨 본거지요. 웅진그룹도 과거 웅진에너지나 웅진케미칼 등 제조업을 해 본 적이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투자 기대감이 있는 듯합니다. 웅진 그룹 주가가 높아지는 이유일 텐데요.
일부에서는 웅진그룹이 인수 후에 오히려 또 흔들릴 가능성도 우려합니다. 웅진으로서는 다시 꺼내기 싫은 일일텐데, 태양광 잉곳을 생산했던 웅진에너지는 중국 저가 공세로 파산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슈레이더③ MSCI 퇴출 종목, 공매도 금지에 안도?
MSCI 반기 리뷰 결과가 나왔습니다. 구성종목 가운데 어느 곳이 새로 들어오고 나가느냐가 중요한데요. 편입 종목은 금양과 포스코DX, SK텔레콤으로 지정됐고 지수 제외 종목은 4곳입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카카오게임즈, 팬오션, BGF리테일이 지수에서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번에 새롭게 변경된 MSCI 지수 포트폴리오는 30일 장마감 이후에 적용됩니다. 새롭게 들어온 종목들은 각각 1천억원 중반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들어오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증권가는 보는데요.
그동안 편입 종목에 대해선 큰 이견이 없었던 만큼 이번에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이 주가가 더 가지 않을 수 있다, 이런 분석도 나옵니다. 호재가 해소되었기 때문에 주가 되돌림을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요.이번에 제외된 종목들은 각각 500억원에서 700억원대 중반 정도의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관측입니다.
지수에서 제외된 종목들은 당연히 안 좋은 소식을 받아든 것이지만, 공매도 금지 덕을 볼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가 증권가에서 들려옵니다. 공매도가 금지된 지금 상황에선 외국인들이 숏 포지션 잡기가 어려워졌겠지요. 그래서 신한투자증권에선 이 같은 이유로 매도 압력이 과거보다는 덜 할 수 있다라고 봤습니다. 공매도 금지 이슈로 지수 편출 종목들의 하방 변동성이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겠습니다.
※신인규의 이슈레이더는 매주 월~금 오전 7시 20분 한국경제TV 머니플러스에서 생방송으로, 유튜브 다시보기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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