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1년만에 정상회담 자리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하게 양국은 공동성명도 채택하지 않았고, 기자회견 중엔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독재자'라고 부르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박찬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났습니다.
지난해 11월 G20 정상회의 이후 1년 만입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 우리는 경쟁이 갈등으로 치닫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이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해야 합니다.]
[시진핑 / 중국 국가주석 (영어 통역) : 한 쪽이 다른 쪽을 바꾸려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갈등과 대립은 양측 모두에게 견딜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직후 트위터를 통해 "양국 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전했습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선 "시진핑 주석과 펜타닐(마약), AI(인공지능), 대만을 둘러싼 군사 문제 합의점을 도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국 정상이 서로 화합과 갈등 완화 의지를 밝혔지만, 질문 하나가 좋았던 분위기를 바꾸었습니다.
[기자 : 시 주석과의 회담 이후에도 여전히 그를 독재자로 보시나요?]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 말은 시 주석이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정부 형태를 기반으로 하는 공산주의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독재자라는 뜻입니다.]
'시 주석을 여전히 독재자로 여긴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말을 두고 외신들은 양국 관계에 도움되지 않는 발언이 나왔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정치매체 더힐은 "침체된 미중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고, 일본 닛케이 신문은 "중국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양국 공동 성명이 채택되지 않은 가운데 독재자 발언까지 나오면서 아시아 주요국 증시와 미국 증시 선물 지수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대신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진들과의 만찬장을 방문했습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만찬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외에 '아이폰 금지령'으로 중국의 직접 제재 대상에 오른 팀 쿡 애플 CEO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대했던 제재 완화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시 주석의 기업인 회동이 새로운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
영상편집 : 김나래, CG : 이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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