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메타버스 테마주 절반, 사업 추진 전혀 없어"

박승완 기자

입력 2023-11-19 12:00  

2차전지 사업 미추진 기업의 불공정거래 연계 의심사례(금융감독원)
2차전지나 메타버스 등을 새로운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상장사 중 절반 이상은 관련 사업 추진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사업 추진 발표 이후 대주주가 주식을 매도하는 부정거래 의심 기업도 발견됐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 반기보고서를 대상으로 신사업 추진 실태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2차전지, 메타버스, 가상화폐 등 주요 7개 테마업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한 상장사 233곳 중 129사가 현재까지 관련 사업 추진이 전혀 없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4월 신사업 진행경과 공시 및 허위 신사업 추진 관련 조사 강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6월에는 후속조치로 정기보고서상 신사업 진행경과 기재를 의무화하도록 기업공시 서식을 고치기도 했다.

미추진 기업은 공통적으로 회계처리에 있어 문제점이 발견됐다. 다년간 영업손실이나 자본잠식, 최대주주 변경 등으로 재무·경영 안정성이 낮은 상태였다.

불공정거래 의심사례도 포착됐다. 사업 추진에 대한 언론홍보 및 관련회사 지분인수 등을 통해 단기에 주가를 상승시키고 최대주주와 관련 투자자의 CB전환 및 매도로 대규모 차익을 챙긴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들 중 정기보고서나 주요사항보고서 미제출 등으로 공시위반 제재 이력이 있는 기업이 25%(31사)였다. 전체의 74%(95사)는 신사업 추진 발표 전·후 유상증자 및 CB발행을 통해 외부 자금을 끌어왔다.

금융 당국은 이를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중대 위법행위로 보고 관련부서가 적극 공조하여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실제 추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것처럼 투자자를 기망하고 부당이득을 챙기는 행위라는 판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계감리국이 신사업 미추진 기업에 대해 심사·감리 역량을 집중하고 회계처리 적정성을 집중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진행이 부실한 기업의 불공정거래 혐의를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기획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자금조달에 나서는 기업들은 신사업 진행실적 및 향후 계획을 정확히 작성되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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