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성소수자) 운동 '불법'되는 '이 나라'

입력 2023-11-18 05:45  


러시아가 성소수자(LGBT,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운동을 극단주의로 규정하고 불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러시아 법무부는 17일(현지시간) 'LGBT 국제 대중 운동'의 러시아 내 활동을 금지하기 위한 행정 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러시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LGBT 운동에서 사회적·종교적 증오를 선동하는 극단주의적 징후와 표현을 확인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러시아 대법원은 이와 관련한 심리를 오는 30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AP 통신은 '전통적 가족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10년간 진행해온 성소수자 단속 중 가장 과격한 조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서방이 진보적 성 개념과 동성애를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전통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을 러시아의 새 영토로 합병하는 행사에서 "러시아에서 '엄마', '아빠' 대신 '부모 1', '부모 2'라고 불리는 것을 원하는가?"라며 동성애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문화포럼에 참석, 법무부의 소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성소수자도 사회의 일부"라고 '이례적'인 발언을 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최근 영화제 등 국제 문화 행사에서 상을 받으려면 성소수자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세르비아 영화감독 에미르 쿠스투리카의 발언에 일부 동의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실제로 우리는 서방의 다양한 대회에서 상을 받기 위해 성소수자, 트랜스젠더, 트랜스포머의 삶에 대해 말하거나 쓰거나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성소수자에 대한) 명칭은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예상치 못한 것"이라며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서술하며 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 왜냐하면 그들 또한 사회 구성원이고, 사람들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들만이 대회에서 이기는 것은 나쁘다. 부적절하다"며 "문화 경연을 포함해 모든 곳에는 평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의 손자인 피에르 드골이 프랑스의 브릭스(BRICS) 가입을 희망한다고 말하자 푸틴 대통령은 "프랑스가 원한다면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고, 우리는 그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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