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항암전구체 물질을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23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화학과 조재흥 교수팀은 금속-활성산소 종과 나이트릴(Nitrile)의 반응이 항암전구체 후보 물질로 꼽히는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Ⅲ) 합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값비싼 중금속이 활용됐던 기존 연구와 비교해 경제적인 금속을 활용할 수 있고, 낮은 온도에서 빠르게 반응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트릴은 탄소와 질소의 삼중결합으로 이뤄진 유기화합물을 뜻한다.
의약품이나 농약, 윤활유 첨가제, 합성수지의 원료로 사용되는데, 단단한 삼중 결합으로 반응시키기 위해서는 강한 산이나 염기,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나이트릴과 금속-활성산소 종인 코발트-하이드로퍼옥소 종이 반응하면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Ⅲ)가 합성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앞서 2021년 연구팀은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Ⅲ)가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Ⅲ)를 생성하는 화학 반응의 중간 단계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라는 것을 규명한 바 있다.
연구팀은 코발트-하이드로퍼옥소 종이 나이트릴을 '친핵성 공격'(전자가 부족한 화학종이 친전자체를 공격해 결합하는 현상)하면서 반응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으로 밝혀냈다.
지금까지 이론으로 존재했던 이 같은 기작이 실험적으로 밝혀지는 것은 처음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특히 연구팀은 염기도가 반응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나이트릴과 반응하지 않았던 코발트-하이드로퍼옥소 종과 결합한 원자들의 집합을 조절해 염기도를 높였고, 이를 통해 저온에서도 빠르게 반응시킬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Ⅲ)에 염기를 넣으면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Ⅲ)로 변해 항암전구체를 합성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앞으로 나이트릴을 활성화할 수 있는 촉매 개발에 기초가 돼 생화학과 신약 개발 연구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 골드지'(JACS Au)에 10월 31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사진=울산과학기술원)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