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한 증권사는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황 부진과 함께 그동안 성장을 이끌던 투자은행(IB) 사업의 한계가 드러났고 안팎의 각종 사고까지 겹쳤기 때문인데요.
대형사를 중심으로 CEO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이유도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김동하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1조 클럽' 증권사는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3분기가 마무리 되고 12월 한 달이 남았지만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가장 높은 곳이 9천억 선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고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면서 채권 200조를 보유한 증권사의 평가손이 커졌습니다.
증권사의 모든 재무적 위험을 측정해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보여주는 총위험액(VAR)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 커진 점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점은 증권사의 부담을 키워왔습니다.
부실자산을 줄이거나 자본금을 늘리는 방안 가운데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증권업계의 악재가 연이어 겹치면서 경영 여건이 좋지 않았다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증권사가 이제 채권 보유 비중이 워낙 많다 보니까 올해처럼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는 이제 좋은 실적을 내기 어렵고, 수익원이었던 부동산 PF도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투자은행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몸집 불리기 경쟁에 몰두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는 지적입니다.
주가조작 파문이나 임직원 선행매매, 사익편취 같은 사건·사고가 이어진 것도 규모의 경쟁이 불러온 후유증이라는 해석입니다.
증권업계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리더십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업계 1,2위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뿐만 아니라 뛰어난 수익성을 보여왔던 메리츠증권마저 장수 CEO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더불어 불완전판매로 정부의 중징계 결정도 임박한 상황이어서 증권업계는 전열의 재정비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초유의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도 남다른 성과를 보여주던 증권사들이 내년에는 생존을 위한 변신을 위해 몸부림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경제TV 김동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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