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직원에게만 점심값을 주지 않거나 출근을 먼저 시키는 차별을 해 온 금융회사들이 대거 적발됐습니다.
역대급 성과급 잔치를 하고 있는 은행들, 비정규직 직원들 점심값은 아까웠던 모양입니다.
고용부가 비정규직에 대한 공정한 대우 원칙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김채영 기자입니다.
<기자>
A은행에서 보증서 관리와 압류 관리 업무를 맡은 두 근로자.
이들은 같은 일을 하지만 근로시간 30분 차이로 전혀 다른 처우를 받습니다.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는 기간제 통상근로자는 매달 중식비와 교통보조비를 받지만, 하루에 7시간 30분을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는 두 지원을 모두 받지 못합니다.
이렇게 차별을 당한 근로자는 1215명. 이들이 받았어야 하는 지원비는 21억원이 넘습니다.
B은행은 황당한 계약 운용지침을 만들고 시행해왔습니다.
기간제·단시간 근로자만 영업시간 10분 전에 출근하도록 한 것입니다.
임금 수준이 높은 금융기관에서도 비정규직 차별이 만연한 모습입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14개 금융기관을 기획 감독한 결과, 절반이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 대우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 중 4개 사업장에서는 총 4억원 규모의 임금체불을 한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고용부도 금융기관의 비정규직 차별을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 금융업의 경우 지속적으로 감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합리한 차별과 노동법 위반사항이 계속되는 현실에 여기 있는 우리 모두가 반성하고 개선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고용부는 지난 2012년 근로감독을 통한 차별시정제도를 도입하고 매년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지만 금융업의 차별적 처우 관행은 여전한 모습입니다.
다음 달 8일 비정규직에 대한 공정한 대우 원칙과 사례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인데, 차별 대우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금융노조 관계자 : 노동조합이 지속적으로 요구를 했는데도 사측에서 이제 귀를 닫고…. 비정규직 저임금 직군 사용 금지, 비정규직 비율 줄이기 이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금융업은 높은 연봉과 복지혜택으로 취준생들에겐 ‘꿈의 직장’이라고도 불립니다.
금융업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은 만큼, 그에 부응하기 위한 책임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국경제TV 김채영입니다.
영상촬영 : 이성근
영상편집 : 권슬기
CG : 이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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