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넉 달째 '위축'…‘고금리·고물가’에 굳게 닫힌 지갑

김채영 기자

입력 2023-11-28 14:56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넉 달 연속 악화했다. (사진:연합뉴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넉 달 연속 악화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2로 10월(98.1)보다 0.9p 내렸다. 지난 7월 103.2까지 오른 이후 넉 달 연속 하락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10월과 비교했을 때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3개 지수가 하락했다. 항목별로는 소비지출전망(111·-2p), 현재경기판단(62·-2p), 현재생활형편(87·-1p)이 내렸다.

생활형편전망(90)과 가계수입전망(98)은 전월과 같았으며, 향후경기전망(72·+2p)은 상승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미국의 추가 긴축 기대 축소와 수출 경기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고금리·고물가를 비롯한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체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6p 내린 102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돌면 1년 후 주택가격이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 9월 110까지 오른 후 두 달 연속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거래량도 부진한 가운데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을 지속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도 119로 9p 하락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돈다.

한은은 “미국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은 4.1%,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0월과 같은 3.4%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올해 2월 4.0%에서 점차 하락하다가 10월 3.4%로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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