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결국 강제 매각? 모기업 지분 매입 포기

입력 2023-11-29 16:51  



국내 3위 오픈마켓 11번가가 강제매각 기로에 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모기업 SK스퀘어가 국민연금이 포함된 재무적 투자자(FI)가 보유한 11번가 지분 18.18%를 다시 사들이는 방식의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콜옵션 행사 기한은 다음 달 4일이다.

이에 따라 SK스퀘어와 FI 간 추가 협의 결과에 따라 강제 매각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투자 약정상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할 경우 FI는 SK스퀘어가 보유한 11번가 지분(80.3%)까지 한꺼번에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요구권(Drag-along)을 행사할 수 있다.

2018년 SK스퀘어는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에이치앤큐(H&Q) 코리아 등으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천억원을 투자받으면서 해당 지분을 넘겼다. 5년 내 기업공개(IPO)가 투자 약정 조건이었지만 기한(올해 9월 30일) 내 이를 지키지 못했다.

SK스퀘어는 지난 9월부터 싱가포르 기반 전자상거래업체 큐텐과 지분 투자 협상을 했으나 기업가치를 두고 이견을 보여 이마저 무산됐다.

강제 매각이 시작되면 11번가는 더 곤란한 상황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포화 상태인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11번가가 제 값을 받고 팔리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때 3조원 안팎이던 11번가의 기업 가치는 현재 1조원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SK스퀘어는 FI와 IPO 기한 연장 등을 비롯해 회생 방안을 계속 협의할 계획이지만 FI는 최대한 빨리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 적자를 보인 11번가는 지난해부터 수익성 개선 작업에 돌입해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6천19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6% 늘었다. 영업손실(910억원)은 14.1% 줄이는 성과를 냈다. 최근에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해 만 35세 이상 직원 중 근속연수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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