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가 올해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글로벌 발주량의 80% 이상을 싹쓸이 수주하면서 호황을 맞았습니다.
3분기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3사 모두 동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이 맘 때엔 3사 모두 연간 수주 목표를 일찌감치 초과 달성했는데, 올해는 현재까지 HD한국조선해양만 목표치를 채워 일각에선 ‘피크아웃’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산업부 김채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올해 조선 3사 수주현황 먼저 짚어주시죠.
<기자>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0월에 목표를 달성했고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하는 LNG선 2차 물량과 관련해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달 17척(5조3000억원)에 수주했고,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협상 막바지에 있습니다. 각각 10척 이상을 수주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가격 협상이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주에서 양보다 중요한 것이 가격인데요. 조선 3사들은 올해 저가 수주를 지양하고 고부부가치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에 집중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카타르에너지와 가장 먼저 계약을 맺은 HD현대가 척당 2억30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는데, 다소 낮은 가격에 수주를 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최근 LNG선 시세가 2억 6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다소 낮은 것은 사실인데요, 2020년 카타르와 LNG선 100여척 슬롯 계약 당시엔 척당 1조9000만 달러 수준이었고, HD현대가 이번에 예상보다 많은 물량을 수주한 점을 감안해 책정된 가격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입장에서는 가격 협상에서 운신의 폭이 줄어든 것이죠.
현실적으로 추가 가격 인상은 쉽진 않아보이는데, 2억3000만 달러 수준에서 이르면 내달 초, 늦어도 중순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카타르 물량을 수주하면 3사 모두 목표달성을 하는 건가요?
<기자>
삼성중공업은 카타르 물량 외에도 부유식 액화천연가스(FLNG) 1척을 추가로 수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캐나다 석유·천연가스 업체인 펨비나 파이프라인, 하이슬라 네이션과 FLNG 1기에 대해 이번달 HOA(주요조건합의서)를 체결했고, 본계약만 남은 상황인데 연내 체결 가능성이 높습니다.
FLNG선은 조선 3사 중 삼성중공업이 가장 경쟁력있는 분야인데요, 척당 15억~30억 달러에서 거래됩니다. LNG선 시세가 2억60000만 달러 수준인 것에 비하면 10배 이상 높습니다.
삼성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하는 FLNG선은 20억 달러고요, 수주액으로 보면 카타르에너지 10척 수주하는 것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카타르LNG선, FLNG선 모두 계약을 체결하면 12월에만 5조원대 계약을 체결하게 되는 것입니다. 연간 기준으로는 총 108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치의 113% 달성하게 됩니다.
한화오션은 이번달에 암모니아선 2척을 수주하면서 목표치의 43%를 채웠습니다.
목표 달성은 카타르 물량을 얼마나 수주할지에 달렸는데요, 13척 이상 수주하게 되면 목표치를 채우게 됩니다.
한화오션은 목표치를 못 채우더라도, 일감이 이미 3년치가 쌓여있기 때문에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올해는 3사 모두 수주랠리를 이어갔지만, 이제 피크아웃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내년도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금 조선시장의 호조를 이끌고 있는 것이 바로 LNG선인데요,
최근 몇년간 발주량이 집중돼왔고, 필요물량이 줄어서 내년에는 다소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수출입은행이 발표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글로벌 신조선 발주액이 올해보다 24% 줄고, 조선 3사의 수주액도 16% 정도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조선 3사도 내년 수주가 올해보단 다소 줄어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러시아-우르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어서 유럽에서 LNG선 수요는 어느정도 유지될 것이고, 탄소중립 강화 요구가 거세지면서 친환경선박인 암모니아선, 메탄올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앵커>
조선 3사 올해 10년 만에 동반 흑자가 유력한데, 내년에 수요가 줄면 다시 적자전환될 가능성도 있는건가요?
<기자>
조선산업은 초기에 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시점에 대금을 몰아받는 방식이라, 현재 수주 건이 2~3년에 나눠서 실적으로 반영되는데요.
올해 실적엔 2021년부터 지난해 수주한 실적이 같이 반영돼있고요, 최근 몇 년간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를 해온 결과 올해 들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입니다.
올해도 LNG선 위주로 수주 성과가 좋았기 때문에 내년에도 실적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최근에 중국이 저가 수주 전략으로 글로벌 선사들과 신규 계약을 맺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이 몇년간 계속된다면 국내 조선소에 다시 건조 물량이 부족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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