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물가·경기’ 발목에…한은, 올 마지막 금리도 ‘동결’

김채영 기자

입력 2023-11-30 17:36   수정 2023-11-30 17:51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미국은 추가 금리인상 종료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입니다.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 나아가 인하까지 거론됩니다.

    국내 상황은 어떤지 경제부 김채영 기자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한은이 오늘까지 기준금리를 7번 연속 동결했죠?


    <기자>

    네, 시장의 예상대로 한은은 지난 2월에 이어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마지막 금통위를 마쳤습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한은은 ‘물가’를 금리 동결의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는데요.

    국내 물가가 지난달 소폭 오르긴 했지만 한은이 예상하는 물가 경로대로 11월부터는 점차 둔화하기 시작해 연말엔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겁니다.

    관련해서 이창용 총재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기조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가계부채의 증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 데다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점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한은의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이 12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8%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금리동결이라는 결과는 같지만 경제 상황이 계속 변하는 만큼 시각은 조금씩 차이가 있죠. 이번 금통위의 전체적인 기조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이번 금통위는 저번 금통위 때보다 매파적 기조가 강했는데요.

    이는 금리 인하 기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해석됩니다.

    이창용 총재 발언 확인해보시겠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입니다.]

    특히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물가경로가 상향조정됐고, 비용상승의 파급효과와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어서 추가인상 가능성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지난 금통위 때 금리 인하 가능성도 유연하게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던 금통위원은 이번 회의에서 해당 주장을 철회했습니다.

    치솟는 가계부채도 긴축 메시지의 이유인데요.

    3분기 가계부채는 또 다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죠.

    주택담보대출 역시 최고점을 다시 썼기 때문에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되면 가계 빚이 더 늘어날 우려가 높은 상황입니다.

    물가도 11월부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황입니다.

    10월부터는 꺾일 줄 알았던 물가가 되레 더 올랐기 때문이죠.

    <앵커>

    오늘 발표에서 내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지표는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네, 한은은 오늘 실질GDP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수정 발표했는데요.

    내년 실질GDP 성장률 전망치는 0.1%포인트 내렸고, 물가 상승률은 0.2%포인트 높였습니다.

    우리 경제의 반등 폭이 당초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물가 둔화 속도도 예상보다 더 느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반영된 겁니다.

    어제 OECD는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올렸는데 이창용 총재는 “우리 교역대상국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성장률 전망이 OECD가 한은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가 내년에 2%대로 예상되는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면 금리를 낮춰서 완화적인 통화정책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긴축이 종료되는 시점은 언제 쯤으로 전망됩니까.

    <기자>

    네, 금리 인하 시점 전망에 대해 국내 증권사 15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봤는데요.

    우선 15곳 모두 최종 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보고 있었고, 인하 시점은 내년 2~3분기로 보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공통적으로 물가가 2%대로 떨어져서 안정되는 시기를 내년 2~3분기 정도로 보고 있기 때문인데요, 관련해서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겠습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 1분기가 지나고 나면 물가가 좀 안정되는 게 확인이 된다라고 하면 한국은행이 좀 더 유연한 스탠스로 가져가겠다. 한 5월쯤 금리 인하를 시도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빨라야 내년 4분기에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보는 증권사도 두 곳 있었습니다.

    국내 인플레이션이 최소 상반기까지 확실히 둔화되고, 미국의 금리 인하 시그널을 확인한 후에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본겁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경제부 김채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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