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독특한 디자인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시제품 공개 후 4년 만에 시장에 내놓은 가운데 투자자들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 보도에는 사이버트럭의 세부적인 부분이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담겼다.
2025년에야 인도가 가능한 가장 저렴한 기본형 사양(후륜구동)의 시작 가격이 6만990달러(약 7천974만원)로, 4년 전에 예고한 3만9천900달러(약 5천217만원)보다 53% 비싸졌다. 내년부터 인도받을 수 있는 사륜구동 트림과 최고급 모델인 '사이버비스트'의 시작 가격은 각각 7만9천990달러(약 1억459만원), 9만9천990달러(약 1억3천74만원)다.
경쟁 차종인 포드자동차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시작가 약 5만달러)이나 리비안의 R1T(7만3천달러)과 비교하면 훨씬 비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7월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서 F-150 라이트닝에 대해 "좋은 차지만, 다소 비싸다"고 말했다.
사이버트럭의 최대 주행거리(사륜구동 트림)는 340마일(547㎞)로, 4년 전에 내세운 '500마일(약 805㎞) 이상'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월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이 차가 테슬라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자원을 낭비할 것이라며 출시를 전면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자산관리회사 딥워터애셋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비싸다. 가격을 낮추려면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데, 내년에 대량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을 그들(테슬라)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정보업체 에드먼즈의 제시카 콜드웰은 "전통적으로 픽업트럭 판매의 이점은 높은 마진과 대량 판매였다"며 "사이버트럭의 디자인과 잠재적인 생산 문제로 인해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가 누렸던 방식으로 이러한 보상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사이버트럭 인도량을 올해 250대, 내년 7만5천대로 전망하면서 이조차 높게 잡은 수치라고 밝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이버트럭 출시 지연으로 일부 사람들은 다른 차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테슬라의 모델X를 보유하고 있는 하비 페인은 2020년 사이버트럭을 예약했지만 "사이버트럭을 보려면 적어도 2년은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올가을 그는 더 기다리지 못하고 리비안의 R1T를 구매했다.
테슬라의 대중적인 모델3와 모델Y는 올해 들어 가격을 큰 폭으로 내리면서 수익성이 전보다 떨어졌고, 전기차 수요 자체가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미 언론은 전망했다. 사이버트럭은 2025년이 되어서야 회사 수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날 사이버트럭을 처음으로 구매자 12명에게 인도하는 행사에서 사이버트럭을 처음 건네받은 소셜미디어 레딧의 공동창립자 알렉시스 오헤니언은 이 차를 주행한 경험에 대해 "첫 느낌이 부드럽고, 모델X처럼 잘 달린다. 크지만 다루기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차가 "최고로, 최고로 미래지향적인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전망도 존재했다. 소비자 분석업체 랭스턴의 스펜서 이멜은 "사이버트럭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소비자들이 다시 테슬라를 주목하게 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트루이스트 증권의 윌리엄 스타인도 "사이버트럭의 파격적인 디자인과 성능 덕에 새로운 잠재적 전기차 고객과, 심지어 전기차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사람들도 테슬라의 가장 최신 성과를 보기 위해 테슬라 전시장으로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주가는 전날 1.66% 하락했지만 이날은 0.52% 내리는 데 그쳤다. 이날 시간외거래에서는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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