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확산 중인 중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때 사용하던 전자 통행증인 '건강 코드'가 다시 등장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 1일 중국 정단신문은 소셜미디어 게시물들을 인용, 쓰촨성과 광둥성 정부가 지난해 12월 폐지된 '건강 코드'를 부활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7일 갑자기 방역을 해제하면서 건강 QR코드 녹색 확인 의무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 젠캉바오(健康寶), 젠캉마(健康碼) 등으로 불리는 건강 코드는 유전자증폭(PCR)검사 시기 및 음성 여부, 백신 접종 여부 및 시기, 이동 장소 등 개인별 코로나19 방역 관련 정보가 통합 저장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칭한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는 동안 모든 공공장소, 회사, 대중교통 등 언제 어디를 가든지 건강코드를 입구에 마련된 QR코드에 스캔해야 했기에 중국 사회의 필수 '통행증' 내지 '출입증'으로 자리했다. 코로나19 위험 지역 거주자나 해당 지역 방문 이력이 있으면 적색이나 황색으로 표시돼 이동의 제약을 받는다.
정단신문의 해당 기사는 4일 인터넷에서 검색이 됐지만 정작 정단신문 홈페이지에서는 사라졌다.
RFA는 "중국에서 호흡기 질환이 확산하면서 당국이 건강 코드가 부활했다는 주장에 대한 기사를 검열하고 있다"며 "관련 기사들은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돌아올 수 있다는 데 대한 대중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며칠간 소셜미디어에는 광저우 콘퍼런스를 포함해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강제 검사가 부활했다는 게시물도 올라오고 있다.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에서는 도착 승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다시 시작했다고 현지 직원 마모 씨가 RFA에 밝혔다.
우한의 한 병원 간호사 쑨모 씨는 RFA에 "현재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매우 심각하고 건강 코드는 이미 푸젠, 광둥, 산시, 쓰촨 등지에서 재개됐다"며 "코로나19가 그랬던 것처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어린이에서 시작해 퍼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병원에서 항염증 주사를 맞으려면 7∼8시간 대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봉쇄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저장성 이우시는 주민들에게 열흘 치 식량을 비축해 두라고 지시했다.
온라인에 퍼지고 있는 이우시의 지침은 "모든 부서와 구내 식당은 전년도 보름치 평균 소비량에 맞먹는 대규모 곡물을 비축해둬야 한다"고 했다.
이는 당국이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조용히 봉쇄 조치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우려를 촉발한다고 RFA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