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배우 마동석씨를 모델로 내세운 광고가 부쩍 많이 보이죠.
조 기자, 알리익스프레스 성장세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요즘 알리익스프레스를 두고 '개미지옥이다' 이런 말이 나오는데요. 다이소에 가서 1천원, 2천원 사던 것처럼, 초저가 중국산 제품의 직구 폭이 넓어지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 지난 1년새 사용자수가 두 배 성장했습니다. 300만명이 안됐던 월간사용자수가 지난 10월 613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지마켓, 옥션을 뛰어넘어 3위에 올랐고, 2위인 11번가를 앞지르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관측인데요. 연말 쇼핑시즌에 들어오면서 실제로 11월 알리익스프레스 모바일 검색량을 보면 140만회 육박하는 상황입니다. 1년 전의 두 배인데요. 1인당 평균 앱 체류 시간도 절대 강자인 쿠팡을 웃돌기도 했습니다. 과거 2주 넘게 걸렸던 배송기간이 3~5일로 줄고, 몇천원 짜리도 무료 배송-무료 반품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진입장벽을 낮춘 전략이 유효했습니다.
무엇보다 최대 강점은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한 저렴한 가격입니다. 비슷한 제품의 10분의 1 수준(0 하나 빠진 듯한)의 가격이 즐비한데요. '싼 게 비지떡'이란 말처럼, 사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가장 큰 허들은 저품질, 또는 가품(짝퉁) 이슈일 겁니다. 신뢰성 문제는 남아있지만, 고물가 부담 속 초저가 상품 소비는 당분간 더 확대될 전망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알리익스프레스의 선전에 CJ대한통운이 웃는다는 건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알리익스프레스 물량을 CJ대한통운이 독점적으로 처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CJ대한통운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50% 가까이 올랐는데요. 알리익스프레스 물량만 1분기 350만박스에서 3분기 900만박스 이상으로 늘었고, 광군제가 있는 4분기에는 더 급증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의 최고운 연구원은 "CJ대한통운 택배 사업에서 풀필먼트와 알리익스프레스 비중은 6%로 아직 낮지만, 성장성 높은 고객을 선점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는데요. 내년에도 50% 가량 늘어 전체 택배 증가분의 절반 이상 기여할 것으로 봤습니다.
여기에 오늘 알리익스프레스는 간담회를 열 예정인데요. 당초 계획은 가품과 사기, 개인정보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는 것이지만, 시장에서는 지난 3월 발표한 한국 시장 투자 계획을 더 자세히 공개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 물류센터 가동이 핵심인데, 이 경우 쿠팡처럼 직접 물류센터를 짓고 배달원을 고용하는 형태가 아니라 대형 창고를 빌려 국내 물류업체와의 협업 시스템을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입니다.
또 알리익스프레스 외에도 다른 업체의 해외 직구 물량을 커버할 수 있는(도착보장 서비스 제공) 인프라를 갖춘 곳은 CJ대한통운이 현재로선 유일하다는 평가입니다. 증권가에선 목표가 14만원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리익스프레스 말고도 테무라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도 있습니다. 한국에 앞서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켰는데, 시가총액도 알리바바를 제쳤고요.
중국 중심의 직구시장, 일부분은 거부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국내 해외 직구시장에서도 줄곧 1위 였던 미국을 제치고 올해 중국이 처음으로 1위 자리를 차지할 전망인데요. 여기에 힘을 더한 건 올 여름에 한국 시장에 상륙한 테무입니다. 출시 3개월만에 누적 다운로드 300만건을 넘어서고 사용자도 266만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해외직구 시장 규모가 지금은 작지만, 앞으로 국내 유통시장 판도를 흔들수 있다고 예상했는데요. 하나증권 보고서를 보면 올해 한국의 해외직구 규모는 약 6조5천억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국내 소매판매 시장의 1.3%에 불과한 수준입니다만, 3분기 해외직구 성장률은 25%로 전체 온라인 유통시장 성장률(8%)을 세 배 웃돌았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품목이 주로 가격이 저렴한 공산품과 잡화에 제한되어 있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꼽힙니다.
한편,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지지부진한 수익성에 고전하고 있는데요. 쿠팡과 네이버, 1·2위를 제외한 업체들, 11번가와 G마켓, SSG닷컴, 티몬, 위메프,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은 여전히 적자구조를 탈피하지 못한 데다 줄줄이 IPO 계획도 철회하는 등 시장에서의 투자매력도도 낮아진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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