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승세를 탄 인도 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이하 시총)이 5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4조 달러(약 5천250조 원)를 넘어서면서 세계 5위인 홍콩 증권시장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증권거래소(NSE)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총이 최근 3년 새 1조 달러가 불어났고, 인도 증시는 올해 들어 13% 이상 상승했다. 연말까지 이 추세라면 8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게 된다.
반면 홍콩 증시는 분위기가 좋지 않다. 주요 지수가 17%나 하락하면서 시총이 4조7천억 달러(약 6천169조 원)를 밑돈다. 올해 초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가 된 인도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국가로도 부상한 모습이다.
글로벌 경제 침체 가운데 인도는 2023∼2024 회계연도 2분기(2023.6∼9)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하는 등 단연 돋보이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인도 악식스 뮤추얼펀드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아시시 굽타는 인도가 소비 중심 경제에서 소비뿐 아니라 투자가 함께 주도하는 경제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시장은 이런 인도의 잠재적 강점에 긍정적이고 올바르게 반응하고 있다"고 짚었다.
인도 정부는 자본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 유치에도 애를 쓰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인도 증시에서 150억 달러(약 19조7천억 원) 이상 순매수했으며 국내 자금도 200억 달러(약 26조2천억 원) 이상 유입됐다. 이러한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개인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섰다.
이러한 경제 상황 덕분에 내년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3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이번 선거가 증시에 리스크(위험)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 증시의 높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도 단점이다. 인도 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BSE 센섹스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이 20배다. 이는 지난 5년 평균을 약간 웃돌고 글로벌 증시의 16배보다 높은 수준이라 앞으로 투자자들이 보다 신중하게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낙관적인 시각을 가진 투자자들도 만만치 않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골드만삭스가 지난달 인도에 대해 "아시아지역에서 구조적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이유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고, 노무라 홀딩스도 '비중 확대' 추천을 유지했다.
한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24개 주요 글로벌 증권거래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홍콩거래소(HKEX)의 주식이 올해 25%나 급락,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기둔화와 지정학적 긴장 심화, 글로벌 금리 상승 등이 원인이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도 140억 달러(약 18조4천억 원)가 줄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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