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급락' 엔씨…TL, 반전 카드 남았다

박해린 기자

입력 2023-12-08 14:11   수정 2023-12-08 14:13

    <앵커>
    IT업계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박해린 기자의 IT인사이드 시간입니다. 박해린 산업부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간밤 엔씨소프트의 최대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TL)'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반응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출시와 동시에 많은 유저들을 끌어 모으는 데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는 건 간밤 TL의 그랜드 오픈 랜 파티가 열린 PC방의 모습인데요.

    마치 새해를 맞는 것처럼 카운트 다운까지 하며 들썩이는 모습이죠.

    여기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는데,

    문제는 너무 많은 유저들이 한 번에 몰리다 보니 튕김 현상과 최적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총 21개의 서버가 30분 만에 모두 꽉 찼고, 이에 엔씨가 계속 증설하며 대응했지만 버벅임과 '렉'까지는 막지 못했습니다.

    오늘 주가가 장 개시 직후 -14%까지 빠진 것도 이 때문인데요.

    엔씨는 "밤새 보완해 현재는 다행히 해결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오늘도 그렇고, 최근 게임주 중 거의 유일하게 엔씨의 주가만 뒷걸음질 치지 않았습니까.

    게임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탈리니지'에는 성공했단 평가가 나옵니다.

    [전청우 / 서울시 강동구: 조금만 플레이해봐도 리니지랑은 비교하기 힘들죠. 지형적인 요소와 스킬이 다양하고. 제일 중요한 건 무기를 두가지 쓴다는 건 상당히 획기적이었기 때문에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리니지의 과금 구조를 벗어난 '착한 BM'이라는 약속은 지금으로선 지킨 상태입니다.

    TL은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하고 2만원 가량의 배틀 패스만 도입했고요.

    몇가지 과금 상품은 캐릭터 능력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 품목들이었고, 배틀 패스 보상 역시 능력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다만 리니지를 대표하는 '자동사냥'이나 '자동이동'을 없앤 것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립니다.

    유저가 직접 세밀하게 컨트롤하며 몰입할 수 있도록 이걸 없앤 건데

    이 기능은 엔씨 게임을 좋아하던 일명 '린저씨'들이 선호하는 기능이었기에, "길 찾기가 너무 어렵다, 힘들어서 못하겠다"라는 반응도 나옵니다.

    그래픽 부문에서도 다소 아쉬움이 남는데요.

    최근 국내 게임사들은 언리얼 엔진 5로 정말 실사와 같은 섬세한 그래픽의 게임들을 내놓고 있거든요.

    TL은 워낙 개발 기간이 길었기에 여전히 구버전인 언리얼4를 쓰고 있습니다.

    TL의 그래픽도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눈높이가 많이 높아진 유저들에겐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앵커>
    리니지의 과금 구조에서 벗어났다면

    수익성은 어디서 찾는 겁니까?

    <기자>
    엔씨는 "역피라미드를 뒤집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유저 객단가가 높은 대신 유저 수가 적은 역피라미드 구조의 매출 구조였다면 TL은 객단가가 낮은 대신 유저층이 넓은 피라미드 구조로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겁니다.

    NH투자증권은 10개 정도의 서버가 꽉 찰 경우 750억원의 연매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21개의 서버가 꽉 차고 추가 증설까지 이뤄졌으니 이보다 더 매출이 잘 나오지 않을까, 하는 해석이 더해지고 있고요.

    증권가 전반으로 보면 TL의 흥행 성과가 반영되는 내년 엔씨의 매출이 다시 2조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91%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엔씨 측은 TL의 국내 흥행 성공시 내년 글로벌 시장에서의 흥행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확인하시죠.

    [이진호 / 엔씨소프트 팀장: 이번 출시 시점을 기점으로 해서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로벌로 게임을 선보이기 때문에 기존 게임과는 다른 매출 규모를 얻게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엔씨의 매출 구조를 보면 국내가 약 70%로,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데, TL을 기점으로 해외 매출 비중 본격 확대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TL로 글로벌 인지도 높인다면 내년 글로벌에 출시할 '배틀크러쉬'와 '프로젝트BSS'의 흥행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TL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이란 전제 조건이 가장 중요합니다.

    흥행 여부는 오늘 주가나 유저 반응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MMORPG라는 게임 특성상 초반부는 다소 정적이고, 성장 이후 파티나 던전과 같은 협동 플레이 콘텐츠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빠르면 이번 주말, 다음주부터 경험할 콘텐츠들을 유저들이 어떻게 평가하는 지에 따라 흥행의 성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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