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내년 상장사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50%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하며, 보다 정확한 전망이 나오려면 투자자들이 이를 수용하는 태도 또한 중요하다고 소신을 밝혀 이목을 끌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1일 '50.6%에는 웃지 못할 사연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내년 상장사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가 올해 대비 50.6% 증가한다는 추정치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숫자"라고 밝혔다.
그는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이처럼 과도한 컨센서스가 형성된 이유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 뒤, 자신이 전 직장에서 주가 하락 보고서를 냈다가 투자자의 항의 전화를 받은 일화를 소개했다.
강 연구원은 "오늘날에는 이런 현상이 확연하게 줄었으나 오랜 시간 쌓여 온 업계의 관행을 무시하기도 쉽지만은 않다"며 "양질의 애널리스트 의견이 제시되려면 이를 수용하는 세상의 태도 역시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시장이 제시한 올해 대비 내년 상장사 영업이익 성장률 전망치 '50.6%'에 대해 "직선적 사고와 더불어 낙관적 편향이라는 암묵적 관행을 더한 결과치"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강 연구원은 "상장사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하려면 금융위기 직후처럼 세계 각국이 동시다발적으로 재정·통화 양측에서 대규모 부양책을 실행하거나, 코로나19 사태 직후처럼 부양책과 더불어 대면 소비가 제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재고 순환 사이클이 순환적인 저점에 위치한 만큼 내년 한국 주식시장이 상승은 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내년 상반기 동안은 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수정되는 과정에서 주식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상반기 일정 시점까지는 주식시장이 바닥 다지기를 진행한 이후 본격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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