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에서의 외국인 의존도가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고용보험 신규가입자가 30만명대를 유지해 탄탄한 것처럼 보였던 고용시장이 외국인 근로자를 제외하면 내국인 고용보험 가입자의 증가폭이 둔화하고 있다.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1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상시가입자가 1528만 7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만 5천명 증가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해 2월 60만명에 육박했는데, 지난해 11월에는 30만명대를 간신히 넘어서며 1년여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3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외국인 가입자 증가에 따른 영향이 크단 분석이 나온다.
11월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중 고용허가제 외국인 증가분(13만 8천명)을 제외하면 19만 7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용허가제 외국인을 제외한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해 12월 30만명 수준에서 지난달 2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올해 1월 말 9만 5천명에서 11월 말 기준 20만 9천명으로, 10개월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 1월 6만명대 수준이던 외국인 가입자 증가는 지난달 13만 8천명까지 늘며 지난해보다 올해 증가 폭이 더 가파른 모습이다.
특히 제조업의 빈 일자리에 대한 외국인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89.4%가 제조업에 집중돼 내국인들이 꺼리는 제조업의 빈 일자리를 외국인들이 채워가고 있다.
11월 말 기준 전체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383만 3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만 6천명 증가했다. 지난 9월까지 8개월 연속 가입자 수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지난 10월부터 두 달 연속 소폭 감소했다.
특히 고용허가제 외국인(E-9, H-2) 당연가입 영향을 배제할 경우 오히려 감소세로 전환했다. 고용허가제 외국인을 제외한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올해 초 1만 4천명 늘었다가 지난 10월과 11월 오히려 3천명이 감소했다.
고용시장에서의 40대와 20대 가입자 수 감소세도 두드러졌다.
40대 가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천명 감소하면서 순감소로 전환했다. 40대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은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을 계산한 1998년 이래로 최초다.
20세 이하 청년 가입자 수 역시 15개월째 순감소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20대 가입자 수는 244만 4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만 1천명 줄었다.
이에 대해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40대 인구가 13만 6천명 정도 감소하고 있고, 이 부분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를 제약하는 요인”이라며 “2021년 4월 이후로 40대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고용 상황이 나빠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인구구조적인 요인 때문에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조금 축소됐다고 보면 맞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50~60대 중장년층은 증가세가 뚜렷했다. 50대 가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만 1천명 증가했고, 60대는 18만 4천명이 늘었다. 30대도 7만 3천명 증가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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