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주택도 '래미안'이나 '자이' 같은 브랜드를 단독으로 내걸 수 있게 됩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독점하는 공공주택 사업을 민간에 개방한 건데, 건설사의 참여 독려와 서민 주거 복지 사이에서 난항이 예상됩니다.
방서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현재 LH가 직접 또는 공동으로 진행하는 공공주택 사업을 앞으로는 민간 건설사가 단독으로 시행할 수 있게 됩니다.
정부는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의 원인이 LH의 독점적인 사업 구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공공주택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사업을 더 잘하는 시행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로 한 겁니다.
[김오진 / 국토교통부 제1차관: (LH는) 전관을 중심으로 이권 카르텔을 형성함으로써 공공주택 건설 전반의 부실을 초래했습니다. 민간 건설사도 단독으로 공공주택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해 공공주택 분야에서 LH와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건설사가 LH에서 택지를 분양 받아 자체 브랜드를 내건 공공주택을 공급할 수 있게 됩니다.
LH 시행 공공주택과 똑같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고 주택기금 지원도 이뤄지는 만큼, 시세보다 저렴한 '래미안', '자이'가 나올 수 있는 겁니다.
수도권에 비해 미분양 우려가 짙은 지방의 경우 LH와 환매 확약을 맺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등의 안전 장치도 마련됩니다.
다만 민간 건설사들의 참여가 얼마나 이뤄질 지는 미지수입니다.
치솟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고금리 등으로 서울의 알짜 정비사업도 망설이는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포기하면서까지 공공주택 사업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공공택지에서 아파트를 지을 때 적용되는 표준형 건축비는 기본형 대비 절반에 불과한 1㎡당 117만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권오인 / 경실련 경제정책국장: 민간에 개방할 사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공주택 같은 사업은 공공에 권한이 돌아가는 게 맞다고 판단을 하고요. 공공 기능 분담이 필요하다면 차라리 지방자치단체나 지방 공기업 쪽으로 권한을 나눠준다든지….]
결국 민간 시행 공공주택이 가능하려면 어느 정도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하고, 이는 곧 서민 주거 복지라는 공공주택 본연의 취지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영상취재: 김성오, 영상편집: 권슬기, CG: 손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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