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중·고에서 학교폭력을 당한 적 있는 학생이 최근 10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4월 10일부터 1달간 관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폭력 관련 경험과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지난해 2학기부터 응답 시점까지 학교폭력 피해·가해·목격 경험을 온라인으로 묻는 조사에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60만7천653명 중 48만6천729명(참여율 80.1%)이 참여했다.
이번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는 학생은 전체의 2.2%인 1만700명이었다. 전년(2.0%)보다 0.2%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최근 10년 사이 답변율이 가장 높았다.
학폭 피해 경험은 초등학교가 4.6%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 1.6%, 고등학교 0.4%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에 비해 초등학교는 변동이 없었고, 중학교는 0.7%p, 고등학교는 0.1%p 각각 높아졌다.
서울시교육청은 학폭 피해가 늘어난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이 끝나 학생들 간 교류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피해 응답률은 2019년에는 2.0%였는데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시작된 2020년에는 1.1%로 줄었다. 이후 대면 수업이 부활하자 학폭 피해 응답률도 2022년 2.0%로 반등했고 2023년 다시 2.2%로 상승해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보다 높았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겪은 학생들이 학교로 다시 왔는데 그동안 친구들이랑 대면할 기회가 적다 보니까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하기 어렵고 폭력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경험한 학교 폭력을 유형별로 보면 '언어폭력'이 37.7%로 가장 많았고, '신체폭력(18.1%)', '집단따돌림(15.3%)' 순이었다.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사이버폭력과 집단 따돌림이 증가하는 반면, 신체폭력과 스토킹은 줄어들었다.
가해자는 같은 반 친구(46.1%)가 가장 많았고, 같은 학교 같은 학년(32.7%), 같은 학교 다른 학년(6.8%) 등이 그 다음이었다.
피해 장소는 학교 안(68.8%)이 바깥보다 많았다. 학교 안에서는 교실 안(29.4%)이 가장 많았고, 복도와 계단(16.8%), 운동장과 강당(9.6%), 화장실(4.2%), 방과후교실 등(4.1%) 등이었다.
학폭 피해를 당한 후 93.0%는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고 답했다.
보호자나 친척(37.9%), 학교 선생님(29.5), 친구나 선·후배(15.5%), 학교 상담실 교사(4.9%) 등에게 알린 경우가 많았고, 학교 전담 경찰관이나 경찰에게 신고한 사례는 1.5%, 학교 밖 상담기관에게 알린 경우는 1.2%뿐이었다.
자신이 학교 폭력을 저질렀다고 답한 가해 응답률은 0.9%로 전년(0.5%)에 비해 0.4%p 늘었다.
이 또한 초등학교가 2.0%로 가장 많았으며, 중학교 0.6%, 고등학교 0.1% 순이었다.
전년에 비해 초등학교는 0.8%p, 중학교 0.3%p 각각 늘었고 고등학교는 동일했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비율도 5.5%로 전년(4.5%)에 비해 1.0%p 증가했다.
초등학교가 9.3%, 중학교 5.8%, 고등학교 1.4%로 전년에 비해 각각 0.6%p, 2.3%p, 0.5%p 증가했다.
목격시 반응으로는 '피해학생에게 위로와 도움 주기'가 35.0%로 가장 많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답도 30.0%나 됐다.
이어 '신고하기(17.6%)', '가해학생 말리기(16.5%), '나도 같이 피해 학생을 괴롭혔다'(0.9%) 순으로 나타났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경향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추진해 평화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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